[르포] "우리가 바꾼다"…캐스퍼 공장의 '상생' '공정'…그리고 '생산성'

  • 송고 2021.11.23 08:07
  • 수정 2021.12.01 11:32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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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과 성공 의지 보이는 임직원 한가득

자동화율 70%…1~2분에 신차 한 대 '뚝딱'

광주글로벌모터스ⓒEBN

광주글로벌모터스ⓒEBN

완성차 첫 양산 3개월차로 들어선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 공장을 본 첫 느낌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좋다. 평균 나이 28세의 젊은 조직. 완성차를 만들어 냈다는 '자신감'. 그리고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직원들의 눈빛에서 나온다. 오랜만에 보는 기분 좋은 느낌들이다.


이날 기자가 만난 GGM은 높은 수준의 자동화율, 유연한 생산 체제, 효율 높은 공정을 두루 갖췄다. 그리고 광주 청년들의 손은 꽤 야무지다. 빈 틈 없이 자신들의 일을 하고, 굳센 자세로 단단히 차를 만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작업 공정 중 휴대폰 사용 논란, 와이파이(Wifi) 떼쓰기와 같은 논란이 없는 것이 특히 맘에 든다.


직원에게 어려움을 물었더니 이렇게 말한다. "(생산과정을)이미 머리에 다 넣어서 정리했습니다. 만들면서 느끼는 확신도 있고, 손도 능숙해 져서 어려움이 없어요"

광주글로벌모터스 조립공장ⓒEBN

광주글로벌모터스 조립공장ⓒEBN

자동화율 70%…1~2분에 신차 한 대 '뚝딱'


GGM은 지난 4월 공장 준공 이후 약 4개월 만인 지난 9월 양산 1호차 생산에 성공했고, 이후 빠르게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1만2000대, 내년에는 7만대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 60만㎡(18만3000평) 규모로 들어선 3개의 공장. 향후에는 공장을 늘려 생산에 대응할 태세다.


여느 산업이 그렇듯 최근의 완성차 공장 트렌드는 '자동화'다. 확실히 이렇게 만들어진 공장은 효율이 높다. 사람의 개입 없기에 실수가 적고, 자동으로 작업이 이뤄지기에 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완성차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어서다.


GGM 역시 트렌드를 따랐다. △차체 △도장 △조립 등 3개 공장이 있고, 공정의 위험도·난이도·고용 창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차체공장 100% △도장공장 70% △조립공장 17% 수준의 자동화율을 뒀다.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은 70% 내외. 현대차그룹 브랜드 '기아'의 평균 자동화율(70~75%)과 큰 차이가 없다.


의아했던 점은 조립공장의 자동화율 '17%'인데, 김명근 본부장의 설명을 들으니 납득이 간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설립 당시부터 '상생'과 '고용 창출'을 염두에 뒀기에 자동화 시설을 도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차체공장ⓒ한국자동차기자협회

광주글로벌모터스 차체공장ⓒ한국자동차기자협회

'광주형 일자리'에 담긴 함의 '상생' '공정'…그리고 생산성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주도로 설립된 자동차 위탁생산 기업이다. 일명 '광주형 일자리'로 불리는 이곳의 직원 선발과정에는 '학벌'도 '지연'도 통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기본이고, 임금도 일감도 평등하게 주어진다.


앞서 언급한 조립 공정의 상당 부분을 '수작업'으로 하면 고용 말고도 얻는 이점이 많다. 다양한 트림과 색상, 내장재, 옵션, 전자사양을 제각각 담은 개성있는 신차를 쉽 없이 만들어 낼 수 있어서다.


현재 생산중인 캐스퍼만 봐도 그렇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트림(3종류), 색상(6개), 내장색상(3개)만 조합해도 54개의 제각기 다른 차가 나오고, 여기에 각 트림별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스마트 3개, 모던 9개, 인스퍼레이션 4개)를 조합하면 만들어 내야 할 차는 수백 종류에 이른다.


이 많은 트림을 숙련된 젊은 인력 만들면, 1~2분 만에 1대의 차량이 '뚝딱' 나온다고 한다. 이 덕분에 올해 생산 목표 1만2000대를 차질없이 생산중인데, 근무 인원(570명)과 첫 양산 시점(9월)을 감안하면, 직원 1명이 4개월간 21대의 캐스퍼를 생산하는 셈이 된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7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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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꾸자"


기자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일 오후 12시 전후. 점심식사를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벽면에 적힌 직원들의 '각오'가 눈에 띈다. 전 직원의 98%를 2030이 차지하는 만큼 대부분의 각오는 '패기'와 '칭찬' 일색. 그만큼 공장과 제품(경형 SUV 캐스퍼) 그들의 미래애 대한 자신감이 담겼다.


GGM과 캐스퍼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은 사례다. 차량 선택, 견적, 대금 결제, 인도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첫 사례인데다 새로운 생산 구조를 만든 사례이기도 해서다.


게다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1998년 준공)된 이후 23년 만에 설립된 유일한 완성차 공장이다. 내연기관차, 경차는 물론 전기차, CUV, 중형차 생산까지 가능한 '만능' 공장.


근사한 공장, 젊은 직원을 갖추고 긴 여정을 시작한 GGM. 보다 많고, 경쟁력 있는 신차 생산으로 완성차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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