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어렵다"…연말 막차타는 가계대출

  • 송고 2021.12.01 10:49
  • 수정 2021.12.01 11:00
  • 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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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DSR·대출총량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대출 악재 이어져

은행, 12월 가계대출 가능규모 13조~15조원 추산…대출재개

연말까지 각 은행들이 새로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 금액 규모는 약 13조~15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시중은행 은행창구 모습. 본문과 무관. ⓒ연합

연말까지 각 은행들이 새로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 금액 규모는 약 13조~15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시중은행 은행창구 모습. 본문과 무관. ⓒ연합

내년 대출시장은 이미 위축이 예정돼 있다. 은행권 대출총량 축소를 비롯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등이 예고됐다.


올해 남은 한 달 동안 대출을 받으려는 행렬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집중 관리로 한도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최근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연말 대출 시장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집계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856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670조1539억원)보다 5.62% 증가한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각 은행에 대출 잔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 상한선을 평균 5∼6%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올 연말까지 각 은행들이 새로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 금액 규모는 약 13조~15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이 월 평균 7조원 가량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정부가 올 4분기 신규취급한 전세대출 금액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감안하면 은행권 대출한도에는 더 여유가 생긴다.


지난달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총잔액(707조8565억원)에서 4분기 신규 전세대출(6조6952억원)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1613억원이다.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 대비 증가율이 4.63%로 낮아진다.


이에 대출 여력이 생긴 은행들은 최근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거나 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나섰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담대를 재개하기로 했고 하나은행은 지난달 23일 비대면 대출에 이어 24일 영업점에서도 신용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25일부터는 주택·상가·오피스텔·토지 등 부동산 구입 자금 대출도 재개했다.


전세대출에 대해 이자와 함께 원금도 나눠 갚는 분할상환을 의무화했던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대출자가 만기 전까진 이자만 갚는 일시상환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침을 완화했다.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도 '분양가'에서 '시세'로 변경해 대출한도를 더 늘렸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12일부터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 사잇돌대출 판매를 재개한 상황이다.


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까지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한다는 뉴스를 보고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다시 풀리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어떻게 하든 올해 안에 대출을 받아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말 대출 막차수요는 앞으로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강한 대출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5~6%)보다 낮은 4~5% 선으로 조정했다. 이에 가계대출 총량 자체가 내년에는 더 줄어든다.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릴 수 있는 개인별 DSR 규제도 강화된다. 내년 1월부터 대출자의 모든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DSR 40% 규제를 받게 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내년에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이는 곧 대출자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말 대비 최고 5.99% 내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대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올해 제외됐던 전세대출도 내년부터는 대출총량에 편입됨에 따라 은행들이 실수요 성격이 강한 전세대출을 우선 취급하고 이외 대출 한도는 타이트하게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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