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원, 연금개혁 촉구…90년대생 연금 못 받는 상황 도래할 수도
퇴직연금 수익률 증대 필요…보험업계, 퇴직연금 수입보험료 줄어
최근 '연금개혁'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적연금과 퇴직연금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보험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파이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올 6월부터 시행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도 업계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23일 보험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3일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G5의 고령화 실태와 연금제도를 비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연금제도가 미흡해 개혁이 필요하며, 재정안정성 문제로 국민연금이 현 체제로 운영되면 1990년대생은 30여년 뒤에 연금을 한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빠르지만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공·사적연금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노후생활 주요 소득원에서 한국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중이 25.9%로, G5 평균(56.1%)에 비해 낮다.
이같이 노후소득을 보장받아야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퇴직연금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연금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보험업계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고, 퇴직연금 운용은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또 수익률이 중요해진 만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2.58% 수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사실상 원금만 지킨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원리금 보장형이 1.68%, 실적배당형은 10.67%로 수익률 차이가 벌어졌다.
문제는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가입비중은 원리금보장형이 높다는데 있다. 수익률에 불만을 가진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는 올 6월부터는 이런 기조가 더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생명보험사의 작년 3분기(1~9월) 퇴직연금 수입보험료는 8조2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3분기 수입보험료도 5조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감소했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가 수익률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가입자의 기대 등으로 개인이 가입하는 IRP는 증권사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투자권역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운용 능력 차이보다는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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