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띄운 LCC, 고유가에 '비상'

  • 송고 2022.02.07 13:53
  • 수정 2022.10.21 12:20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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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價, 한 달 만에 27% 급등

LCC, 헤지 없어 변동에 따른 손실 커

"올해 항공유 평균 배럴당 80달러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LCC 체크인 카운터.ⓒ연합뉴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LCC 체크인 카운터.ⓒ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이 한 달 새 30% 가까이 급등한 항공유에 수억원대 추가 손실을 입게 됐다.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자마자 맞닥뜨린 악재다. LCC들이 항공유 등 영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매출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업계에서는 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05.7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지난해 12월 배럴당 83달러) 27% 이상 오른 것이다. 항공유 수요가 바닥을 친 2020년 3분기 보다는 143%, 지난해 1분기보다는 79% 급등했다.


LCC들은 대형항공사(FSC)보다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대형항공사들은 항공유가 쌀 때 미리 구매해 보유하는 '헤지(Hedge)'로 방어선을 치고 있지만, LCC들 사정은 다르다. LCC 한 관계자는 "헤지 효과를 보려면 구매량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LCC는 대형항공사들만큼 항공유를 소비하지 못해 헤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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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유가로 한 달 새 LCC들이 본 손실은 각각 최소 119억~139억원로 추산된다. 제주항공은 항공유 5% 상승 때마다 25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고 티웨이항공은 10% 오를 때마다 43억6000만원이 손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항공유가 상승하면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매년 영업비용으로 매출보다 1800억~3000억원을 더 지출한 LCC에게는 이 손실로도 재무구조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매달 유류할증료를 부과 중이나, 항공유 상승분을 100% 반영하는 게 아니어서 LCC가 짊어질 부담은 남아있다.


이번 항공유 급등은 LCC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자마자 직면한 것이라 더욱 우려가 크다. LCC 관계자는 "문제는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고객들은 항공권이 비싸졌다고 체감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그렇게 되면 적자 확대는 불보듯 뻔하다"고 전했다.


LCC들은 12월~1월 국제선을 중단했다가 최근 사이판, 괌 등의 하늘길을 다시 열었다.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등 신규 노선도 운항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CC들은 당장 3월 항공유 구매도 주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충당한 자금으로 올해 영업비용을 대거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유 지출을 더 늘리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LCC들이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제주항공 2066억원, 진에어 1238억원, 에어부산 2271억원 등이다. 투자업계가 추산한 LCC 각 사 올해 총 영업비용의 3분의 1에 그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가 숨통을 트기 위해서는 국제선 여객이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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