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갤러리아

대전 40년 터줏대감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가 '루이비통'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갤러리아와의 계약 연장을 논의 중인 루이비통은 현재 남성 명품관 신규 오픈을 함께 검토하며 전국 1위 매출 점포인 대전 갤러리아와의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갤러리아백화점 핵심 관계자는 "대전 갤러리아와 루이비통은 2023년 말까지 맺은 입점 계약을 연장하기로 논의하고 있으며 남성관 매장을 추가로 오픈 하는 것을 협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루이비통이 계약 연장과 남성관 추가 오픈을 통해 대전·충청권에서의 명품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루이비통은 대전 갤러리아와 입점 계약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8월 신세계가 갤러리아 '안방'인 대전에 전격 진출하면서 갤러리아에 입점된 3대 명품브랜드(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신생 점포인 신세계(대전점: 아트&사이언스)로 넘어갈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세계 측은 "신세계 대구점도 타백화점의 루이비통이 먼저 입점한 뒤 에르메스와 샤넬이 들어왔다"면서 "신규 백화점이 등장하면 명품이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 기다려봐야 한다"고 자신해왔다. 현재 대전 신세계엔 이들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상태다.

ⓒ갤러리아, EBN

모기업 한화의 충청권 연고를 기반으로 20년 넘게 대전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아온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백화점 사업에서 신세계의 도전에 직면했다. 백화점 사업을 두고 한화와 신세계의 자존심 싸움이 '대전'에서 벌어진 셈이다.

일단 갤러리아가 루이비통의 이탈을 막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존심을 구기지 않게 됐다.

갤러리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루이비통 입장에선 전국 1위 매장인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을 떠나 신규 점포인 신세계로 이전하는 것이 큰 모험일 수 있다"면서 "갤러리아 타임월드가 20년간 쌓은 충청권 VIP 고객 네트워크도 루이비통엔 주요한 사업 요소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갤러리아와 신세계 간의 명품 브랜드 확보 경쟁에 대해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품기업 입장에선 신규 점포로 이동해서 얻을 이익과 기존 갤러리아에서 얻게 될 이점을 비교해볼 것"이라면서 "루이비통 입장에선 신세계와 갤러리아, 현대, 롯데 등 균형적으로 포진할 때 협상력을 더욱 키워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루이비통이 갤러리아에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남성관 오픈을 요구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갤러리아 측이 남성 명품 매출 확대를 위해 루이비통 측에 남성관 오픈을 먼저 제안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코로나 펜데믹이 가져온 '보복소비' 열풍으로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의 실적을 이끄는 핵심 무기로 안착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국내 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1개로 집계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과 대구 등 지방에서도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들이 이어졌다.

전년 5개에 비교하면 1년 동안 1조 매출 백화점이 2배로 불어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명품 성장세가 높다고 판단했다.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기록한 비중은 지난해 11월 31.5%에 달했다. 같은 달 명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도 33%에 육박했다.

이 결과 국내 백화점 5개사(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플라자) 점포 매출은 30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특히 연매출 1조원을 경신한 백화점 11곳 중 7곳이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모두 보유한 점포로 나타났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는 백화점 수장에 패션·명품통을 발탁하는 등 올해도 명품 브랜드의 판매 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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