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보다 물가" 금통위, 금리인상 행보 지속 시사

  • 송고 2022.03.16 06:00
  • 수정 2022.03.16 06:00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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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둔화·물가상승 우려 확대로 금융불균형 상황 여전히 주의 필요

"시장에 확고한 의지 전달해야" 적절한 시기·속도로 기준금리 인상

지난달 2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습.ⓒ한국은행

지난달 2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습.ⓒ한국은행

코로나19 대확산과 우크라 사태 등으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금통위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통방회의에서는 오미크론 대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그동안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나 현재도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수준인 만큼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속도로 추가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이다.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 대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향후 성장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갈등 격화는 에너지·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회복 지연, 국제무역 위축 등을 통해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국내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지연 등 수출의 하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화, 가계부채 급증, 고정자본스톡의 증가세 둔화, 저부가 서비스업의 부진 등 구조적인 저성장 요인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성장경로에 대한 주의깊은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통방회의 당시만 하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을 뿐 실제 전쟁으로 번진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3주간 양국은 치열한 교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92달러 수준이던 서부텍사스유(WTI)는 이달 8일 123달러까지 치솟은 후 현재는 100달러 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유가하락의 이유가 중국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 영향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봉쇄조치가 완화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정부의 대출규제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확대된 가운데 물가의 상방리스크는 더욱 커지면서 금융불균형 상황은 여전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다수의 위원들은 오미크론 대확산세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의 동결이 적절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올해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속도로 기준금리의 추가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물가경로를 둘러싼 상방위험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시차를 감안할 때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며 "확고한 정책의지를 시장에 전달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높아진 레버리지를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높여 향후 발생할지 모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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