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루 사망 293명' 오미크론 독감 아니다

  • 송고 2022.03.17 06:00
  • 수정 2022.03.21 16:43
  • EBN 이해선 기자 (su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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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부 이해선 기자ⓒEBN

미래산업부 이해선 기자ⓒEBN

'하루 사망자 293명, 일 확진 40만명' 오미크론이 보여주는 숫자다. 경험해 보지 못한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가 1244명, 역대 최다다. 누가 봐도 방역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6인·11시'로 묶어 놓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0일 종료하고 '8명·12시'로 방역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식에 한 목소리로 질타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이 한계치에 육박한 현재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5만2248개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64.2% △준·중증 71.2% △중등증 46.4% 수준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가동률 90%를 넘어섰다. 정부의 안일한 인식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겪은 병상 대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방역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른 것이 아니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향후 1~2주 더 확산세가 지속된 후 서서히 확진자 수가 하강곡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방역 완화는 그 이후가 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 방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줄 때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평균 6개월 주기로 새로운 변이를 만들어 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2020년 12월 처음 알파 변이가 발견된 후 6개월 뒤인 2021년 6월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등장했고 그해 12월 오미크론이 나타났듯 오는 5~6월 새로운 변이 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인 '델타크론(Deltacron)'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도 외국 언론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 변수를 안고 있다. 따라서 섣부른 방역 완화는 현재 붕괴 직전의 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불씨를 제공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오미크론을 독감의 치명률과 비교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독감과는 분명 다르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국민 누구나 처방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치료제는 아직까지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증상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 젊은 층 역시 기저질환이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백신을 맞지 않은 10세 미만 소아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안일한 마음으로 개인방역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국내 한 감염병 전문가는 정부의 독감 치명률 비교 발언에 "독감도 하루에 40만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동안 정부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한 섣부른 거리두기 완화로 코로나 사태 2년간 총 여섯 번의 대유행을 불러온 바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미크론은 결코 독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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