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약·입주 수요 '중대형'에 쏠린다…왜?

  • 송고 2022.03.30 10:31
  • 수정 2022.10.19 17:22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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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5년째 전체 물량 10% 아래 "희소가치 높아"

청약 추첨제 적용·매매가 상승률 낮아 "부담 적어"

올해 아파트 청약 수요는 '중대형'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올해 아파트 청약 수요는 '중대형'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올해 아파트 청약 수요는 '중대형'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물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탓에 상대적으로 중대형의 희소성이 부각된 탓이다.


또 최근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번지면서 중대형은 입주물량이 역대 최저치를 찍은 가운데 올해부터 다수 물량에 추첨제가 적용되면서 청약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진 것도 주요 배경이다.


면적당 매매 가격 역시 중대형이 소형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점도 수요 전환 이유로 지목된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대형 아파트 입주물량에 희소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R114가 2022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을 전용면적 규모별로 살표본 결과 60~85㎡ 이하와 60㎡이하는 각각 17만5996가구(55.1%), 12만5298가구(39.3%)로 집계됐지만 85㎡ 초과 1만7955가구(5.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희소가치는 수년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준 지난 5년 간 기준으로 보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2017년 8.1% △2018년 9.03% △2019년 6.7% △2020년 6.35% △2021년 9.12% 등 전체 물량의 10% 아래를 꾸준히 밑돌았다.


중대형 물량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의 부담이 커지면서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소형 평형이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부분이 해당하는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9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30%로 제한된다. 올해 2월 기준 수도권 전용 60㎡ 이하 매매가는 6억2290만원이지만, 전용 61~85㎡ 이하는 8억9717만원으로 9억원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85㎡ 초과는 13억977만원으로 9억원을 넘어섰다. 소형 평형은 상대적으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약 47.0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65%에 비해 3.3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45.0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간(2012~2021년) 최고치다.


분위기는 반전될 전망이다. 청약 제도에서 중대형 물량에 추첨제가 적용되고 신축의 경우 면적당 매매가 상승률도 중소형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보유세 경감 방안이 1주택자에 집중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입주물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미 청약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전용 85㎡ 초과 면적은 1순위 평균 90.04대 1을 기록한 반면 61~85㎡이하는 25.99대 1, 60㎡이하는 17.04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전용 85㎡ 초과 면적은 1순위 평균 3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의 경우 지방 대비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높은 만큼 추첨제 물량이 높은 중대형 면적에 더욱 관심이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분양시장에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 면적은 투기과열지구 내 5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0%가 추첨제 물량으로 공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주택시장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청약 진입장벽은 높아지면서 중대형 물량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추첨제 물량 비율을 높인 신규 단지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라면 이를 눈여겨봐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낮은 매매가 상승률을 보이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부동산R114는 지난 1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용 60㎡ 이하 매매가 상승률을 17.76%로 집계했다. 전용 61~85㎡는 15.13%, 85㎡ 초과는 13.5%로 상승률이 소형 평형보다 낮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재택근무 등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넓고 쾌적한 주거공간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며 "재고 아파트 시장과 유사한 흐름으로 움직이는 청약시장에서도 추첨제 청약이 가능한 중대형 면적의 쏠림이 이어지고 있어 중대형 아파트의 관심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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