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 5000원 시대"…치솟는 외식물가 포비아

  • 송고 2022.04.13 11:00
  • 수정 2022.10.21 13:42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 url
    복사

커피 원두 가격 1년 만에 99% 급등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백기

롯데제과·CJ제일제당 등도 가격 줄인상

ⓒ스타벅스

ⓒ스타벅스

원두 수입 원가가 무섭게 치솟자 프렌차이즈 카페가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기본 사이즈 기준)는 로또 한 장 값은 지불해야 맛 볼 수 있게 됐다. 가성비로 승부수를 띄웠던 편의점도 커피값을 올리기로 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1000원짜리 커피는 찾기 힘들 것"이라며 "원두 조정 등을 통해 가격을 순차 인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3일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커피 C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33.55달러로 지난해 같은날(117.49달러) 대비 98.8% 뛰어 올랐다. 10년 만에 기록한 최고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원두 생산 1, 2위 국가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진 데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천장을 뚫었다.


커피 원두 C선물.ⓒ미국상품거래소, 인베스팅

커피 원두 C선물.ⓒ미국상품거래소, 인베스팅

해외 직영 농장을 통해 1년 치 원두를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던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원두 가격 폭등할 당시에만 해도 가격 유지에 무게를 뒀지만, 올해 들어서는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커피 가격을 줄인상했다. 스타벅스는 7년 6개월 만에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가격표를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수정했다.


뒤이어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코리아,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등도 100원~400원 수준으로 인상을 단행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몰(Small) 사이즈 가격은 4900원까지 치솟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중 가장 늦게 가격 인상을 결정한 엔제리너스는 오는 14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2.5% 상향, 아메리카노 한 잔을 4500원에 판매한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곳은 지난달 28일부터 200~500원 인상분을 반영해 아메리카노를 5200원, 라떼는 6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커피값 아껴 로또를 사겠다는 우스갯 소리가 현실화 된 셈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백기를 들었다. 매머드커피랩은 올해 초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고 백종원의 빽다방도 200~500원 인상했다.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편의점 머신으로 내린 커피도 1200원~1500원은 지불해야 맛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이는 등 고민을 한시름 덜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분기에도 원두 및 수입 곡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다시 긴장의 끈을 쥐는 모양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생산에 2년 이상이 소요되는 작물의 특성 상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연합뉴스

커피뿐 아니라 밀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도 일제히 가격 급등을 맛봤다. 이 때문에 가공식품 가격지수는 지난달 10년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빼빼로 등 일부 과자 및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CJ제일제당 역시 자사 즉석밥 제품인 햇반 가격을 대형마트서 7%, 편의점에서 8% 올렸다.


맥도날드는 대표 메뉴인 빅맥 가격을 5300원에서 5400원으로 1.9% 올렸고, 맘스터치는 싸이버거 가격을 기존보다 7.9% 올린 4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멕시카나는 까르보불닭 가격을 최근 1만9000원으로 인상했다.


가벼운 한 끼의 대명사였던 김밥은 한 줄에 2700원으로 1년 전보다 300원 올랐고 비빔밥은 한 그릇에 평균 9400원에 달한다. 냉면은 8800원, 삼겹살은 1만7117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음달에도 식품 가격 인상이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곡물 가격,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등으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어 가공식품 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