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고강도 검사 예고 금감원…"단, 야근 없다"

  • 송고 2022.05.04 11:01
  • 수정 2022.05.04 11:10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 url
    복사

금감원, 2012~2018년 총 11번 걸쳐 검사 진행

검사 인력 증원만 진행…검사 진행방식은 동일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 건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수시 검사 인력을 보강해 투입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EBN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 건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수시 검사 인력을 보강해 투입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EBN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00억원 규모 직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고강도' 검사를 예고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형식적인 검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 건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수시 검사 인력을 투입했다. 우리은행 횡령 건에 투입된 인력은 총 9명이다.


당초 우리은행 수시 검사 인력은 4명이었으나, 사안 중대성을 감안해 3명이 보강됐다. 이후 IT복구 전문가 2명이 추가로 영입됐다. 우리은행 등에서 과거 자료 등을 삭제했거나, 제출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상 금감원의 검사 인력은 4-5명으로 꾸려진다. 인력이 약 2배 증가했으니, 그만큼 자세하게 볼 수 있고, 고강도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고강도 검사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인력만 증가했을 뿐, 검사 업무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다. 우리은행 검사는 기존과 다르지 않은 9 to 6(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으로 진행된다. 기존 업무 시간대와 동일하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검사를 위해) 야근을 하게 되면 우리은행도 함께 야근을 해야해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안이 오래된 만큼 기본적인 검사상의 한계도 존재한다. 최초 횡령 발생 시점이 오래돼, 회계법인의 감사조서가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감사조서의 의무보관 기간은 8년이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 기간 우리은행 직원 전 모씨는 총 3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빼돌렸다. 전 씨는 구조 개선 필요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했다. 전 씨는 지난달 27일밤 긴급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횡령 발생 직후인 지난달 28일 우리은행 본점에 직원들을 투입해 횡령 금융사고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횡령 발생 기간 동안 우리은행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안진회계법인의 위반사항, 사실관계 점검에도 나섰다.


금감원 검사 착수에도 불구, 검사 실효성에 대한 뭇매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횡령이 발생한 기간 동안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한 금감원의 조사가 총 11번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기획검사국, 은행리스크업무실, 외환감독국, 금융서비스개선국, 연금금융실 등은 총 11차례에 걸쳐 종합검사 및 부문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번에 우리은행과 관련해 진행하는 검사는 사고 검사다"라며 "앞서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검사는 은행 리스크를 선정해서 검사 범위를 한정해 가령 가계대출, PF 등을 세부적으로 설정해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횡령 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