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조사전담반 설치, 공매도 전면 재개 신호탄?
코스피200 편입 종목 대차잔고 늘어 주가 하락 우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6월 중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해 불법공매도에 엄정 조치하겠다는 발표가 공매도 전면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조만간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공매도가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만 부분 허용된 지 1년이 지났고, 6월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둔 만큼 공약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해 강조해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개 국정과제 중에도 개인 공매도 담보비율 인하 등 공매도 운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1일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도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운영해 공매도 위반사항에 대한 조사를 한 층 더 강화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해 엄정 조치하라"고 언급했다.
공매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관련 제도가 보완되면 공매도 전면 재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까지 전면 재개되면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코스피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49조7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규모는 35조6440억원(71.7%)에 달한다.
지난 1월 11조원을 넘어섰던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 규모가 8조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월 10조원 규모로 다시 늘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금액도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오는 10일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의 정기변경도 적용돼 지수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지수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지만 공매도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일시멘트 △하나투어 △일진하이솔루스 △케이카 △F&F △에스디바이오센서 △메리츠화재의 대차잔고는 코스피200 편입 발표가 난 지난달 24일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차잔고가 100% 공매도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선행지표로 읽힌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달 24일 이전 대차잔고주수가 40만~50만주에서 이달 3일 143만주까지 뛰었다. 케이카 역시 같은 기간 7028주에 불과했던 대차잔고가 32만주까지 늘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 편입 첫날인 지난 3월 11일 40만원대가 붕괴되며 상장 후 신저가를 기록했고 3거래일 동안 13.89%나 주가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는 각각 2.19%, 1.95% 하락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매도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긴 하다"며 "가뜩이나 박스피로 주식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재개 급물살을 타는 데에는 이달 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가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MSCI 선진지수 편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가 클지 신흥국 지수로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는 영향이 더 클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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