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공매도 잡는다는데…여전히 불안한 개미

  • 송고 2022.06.07 11:21
  • 수정 2022.06.07 14:55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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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조사전담반 설치, 공매도 전면 재개 신호탄?

코스피200 편입 종목 대차잔고 늘어 주가 하락 우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6월 중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해 불법공매도에 엄정 조치하겠다는 발표가 공매도 전면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조만간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공매도가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만 부분 허용된 지 1년이 지났고, 6월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둔 만큼 공약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해 강조해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개 국정과제 중에도 개인 공매도 담보비율 인하 등 공매도 운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1일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도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운영해 공매도 위반사항에 대한 조사를 한 층 더 강화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해 엄정 조치하라"고 언급했다.


공매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관련 제도가 보완되면 공매도 전면 재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까지 전면 재개되면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코스피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49조7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규모는 35조6440억원(71.7%)에 달한다.


지난 1월 11조원을 넘어섰던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 규모가 8조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월 10조원 규모로 다시 늘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금액도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오는 10일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의 정기변경도 적용돼 지수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지수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지만 공매도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일시멘트 △하나투어 △일진하이솔루스 △케이카 △F&F △에스디바이오센서 △메리츠화재의 대차잔고는 코스피200 편입 발표가 난 지난달 24일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차잔고가 100% 공매도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선행지표로 읽힌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달 24일 이전 대차잔고주수가 40만~50만주에서 이달 3일 143만주까지 뛰었다. 케이카 역시 같은 기간 7028주에 불과했던 대차잔고가 32만주까지 늘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 편입 첫날인 지난 3월 11일 40만원대가 붕괴되며 상장 후 신저가를 기록했고 3거래일 동안 13.89%나 주가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는 각각 2.19%, 1.95% 하락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매도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긴 하다"며 "가뜩이나 박스피로 주식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재개 급물살을 타는 데에는 이달 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가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MSCI 선진지수 편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가 클지 신흥국 지수로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는 영향이 더 클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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