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성큼…증시, FOMC發 충격 '조마조마'

  • 송고 2022.06.15 10:39
  • 수정 2022.10.14 13:07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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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FOMC에서 연준 자이언트 스텝 발표 가능성 높아져

환율 급등 등 외환 유출 우려…"투자 유인 약화될 수도"

오는 16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금리 자이언트 스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하반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예상된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

오는 16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금리 자이언트 스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하반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예상된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물가 상승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은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0%p 인상)을 예상했었다. 이 때문에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이 다시 휘청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한미 금리 역전까지 현실화되면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에 상당한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래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PI 발표 후에도 6월 FOMC에서는 예정대로 0.50%p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전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직전 보도인 0.75%p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6월 FOMC에서 0.75%p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도 6월·7월 두 번에 거쳐 0.75%p씩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0.75%p 금리 인상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일각에서는 0.75%p 인상을 넘어서는 1.00%p 인상의 슈퍼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돼 있지만 예상치를 뛰어넘는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이언트 스텝 우려가 커지면서 벌써 달러 가치는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290원 수준에 이르렀다.


5월 말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우려 해소로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은 모처럼 국내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외국인들은 벌써 국내주식 3조405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연준이 금리를 0.75%p 올리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며 13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증시 반등 열쇠인 외국인 수급 상황이 계속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하면 하반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인데 두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가정할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25%~3.5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2.50%~3.00% 수준을 전망한 바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빅스텝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0.25%p씩 인상할 경우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는 2.50%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월 말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대해 "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가 높은 것이 자연스럽지만 한미 금리가 항상 역전되지 말라는 법은 경제적으로 없다"며 "금리가 역전된다고 자본 유출이 대규모로 일어나거나 환율이 어떻게 되거나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니고 또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볼 때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미 금리 역전이 감내할 만하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도 국내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는 알지만 가뜩이나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한 개인투자자는 "외환이 전부 빠져나갈까봐 무섭다”며 “미국시장에 비해 한국시장의 안정성, 성장성이 떨어지는데 누가 한국주식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백인석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라며 "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경우 한미 정책금리뿐만 아니라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국채금리도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외국인 증권 투자에서 주식 비중이 높고 채권 투자에서 장기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내외 금리차가가 전체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이 가세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유인이 전반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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