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자이언트 스텝…7월 금리역전 현실화

  • 송고 2022.06.16 05:49
  • 수정 2022.06.16 07:56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 url
    복사

기준금리 상단 1.75%로 한국 기준금리와 동일해져…다음달 인상폭에 관심

예상 웃도는 물가상승세에 빨라진 긴축행보…한국은행 빅스텝 전망 늘어나

한국은행(사진 왼쪽)과 미 연준(사진 오른쪽) 사옥 전경.ⓒEBN, 연준 페이스북

한국은행(사진 왼쪽)과 미 연준(사진 오른쪽) 사옥 전경.ⓒEBN, 연준 페이스북

미 연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75bp(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오는 7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됐다.


예상치를 웃돈 물가상승세로 인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으나 우리나라 물가상황이 미국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 Federal Reserve Board)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지난달 22년만에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연준은 불과 한 달 후에 75bp 올리는 강수를 두며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만이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금리 상단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까지 오르게 됐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표(CPI)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준은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8.3% 상승하며 40년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이를 정점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5월 소비자물가가 8.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현지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차 석유파동 이후인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6%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였던 올해 3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난이 커지면서 물가상승률을 진정시키기 위해 빅스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거의 없는 이상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연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도 75bp 인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을 경우 좀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시장에서는 지난달 22년만에 빅스텝을 단행한 연준이 이달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자이언트 스텝의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다음달이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것도 기정사실로 굳어지게 됐다.


한국은행이 7월 1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리게 되면 2.00%가 되는데 같은 달 26~27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는 최소 50bp 인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7월 한·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2.25%, 하단은 2.00%가 된다.


기존 예상보다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가팔라지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은행도 빅스텝을 단행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를 검토하진 않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도 지난달 5%대를 넘어서긴 했으나 8%대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고 연준처럼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달 열린 통방회의에 참석한 금통위원들도 우리나라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중립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지속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긴 했으나 빅스텝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상승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공급측 요인이 상당부분을 설명하는 만큼 통화정책적 대응의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분에 대해서도 근원물가와 비근원물가를 구분하고 가능하면 비근원물가의 변동과 공급차질이 근원물가 변동으로 파급된 부분까지 구분해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총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