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광주' 성공 관건…콘텐츠·베드타운·범호남권 교통

  • 송고 2022.07.07 15:52
  • 수정 2022.07.10 21:32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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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브랜드부터 체험·볼거리·즐길거리 포진

인근 주거지역서 평일 고정방문객 지속 유지

원활한 교통이 범호남권 소비지도 새로 조성


ⓒ네이버지도, 현대백화점

ⓒ네이버지도, 현대백화점

올해 윤석열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광주 복합쇼핑몰 설립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전격 나서면서 성공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보는 해당 쇼핑몰 흥행 관건은 크게 3개로 요약된다.


△어떤 상품과 경험 콘텐츠를 채우느냐 △베드타운(주거지역) 확보로 평일 고정 방문객 확보 △원활한 교통으로 범호남권 지역주민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쇼핑산업 불모지인 광주에서도 '더현대 서울'과 같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유명 브랜드부터 체험·볼거리·즐길거리 포진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6일 광주광역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약 31만 m²(약 9만 평) 내 테마파크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 출점을 추진한다. 실제 건립되면 광주 첫 복합쇼핑몰이 된다. 부동산 시행사 신영과 중견건설사 우미건설 등이 주주로 참여한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공동 개발하는 것으로 현재 부지 매매 계약을 완료해 광주시와 토지이용계획을 협의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광주점 출점을 3년여 전부터 준비해왔다는 설명이다. 현재 광주광역시에는 143만명이 살고 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를 기존 쇼핑몰과 차별화해 미래형 문화복합몰로 명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소매점을 중심으로 결합된 복합쇼핑몰과는 차이가 나는 개념"이라며 "쇼핑과 함께 여가,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이 접목된 새로운 업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 현대 서울'ⓒ현대백화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 현대 서울'ⓒ현대백화점

실제 이곳에는 백화점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한데 모인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과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등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을 주축으로한 쇼핑몰인 만큼 백화점 경쟁력이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충청권 최고 규모의 혁신 백화점으로 안착한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아트 앤 사이언스)처럼 더현대 광주도 다양한 상품 경쟁력과 아쿠아리움 등 체험형 콘텐츠 시설을 어떤 규모로 차별화된 컨텐츠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경험을 살려 더현대 광주를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닌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재미를 심어주는 곳으로 구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보기 드물었던 럭셔리 브랜드와 MZ세대(1980~2000년 초반에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새로운 브랜드로 매장을 채울 예정이다.


여기에 인근 기아 타이거즈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 방직 산업을 녹인 '역사문화 공원' 등도 조성된다. 쇼핑, 문화, 레저, 역사 및 지역성 등이 통합된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더현대 광주가 개점하면 호남 전역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고객을 빨아들일 수 있고 무려 2만2000명에 이르는 고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근 주거지역서 평일 고정 방문객 지속 유입


더현대 광주가 흥행 하려면 적정 수준의 주거 지역(베드타운:bedroom town)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복합쇼핑몰 대표 성공사례인 스타필드는 주거 지역과 상생하며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스타필드는 평일에도 인근 주거지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쇼핑 수요 영향으로 평일에도 고정적인 방문객 수를 유지한다.


지난해 기준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일 평균 3만5000~4만 명 수준이 방문하고 있고 주말 방문객 수는 7만~8만 명으로 평일보다 2배가량 된다. 복합쇼핑몰 개장 전후로 주변 아파트 값이 눈에 띄게 오르는 일도 생긴다. 주거가 편해지면서 수요가 증가해 집값이 올라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스타필드 안성ⓒ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안성ⓒ신세계프라퍼티

프라퍼티(쇼핑몰)업계 관계자는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일단 주변 도로나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향상되고 접근성이 개선돼 자연스럽게 주거여건도 긍정적으로 바뀐다"면서 "쇼핑 수요가 많아지면 교통 이외에 교육, 문화, 여가 등에도 변화하며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복합쇼핑몰은 지역 상권과도 동반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통학회의 '대형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점은 출점 1년 후 반경 5㎞ 내 주변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3% 상승했고, 하남시 전체는 21.16% 올랐다.


실제 스타필드 하남점을 방문한 고객이 인근 3㎞ 이내 음식점을 당일 이용하는 비중은 10.4%였으며,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비중도 각각 3.2%와 2.6%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몰에 들른 고객뿐 아니라 입점업체 직원들 등 유동인구 수가 많아지면서 인근 점포의 매출은 상승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활한 교통으로 범호남권 소비지도 새로 그려야


범호남 접근성이 유리한 교통 인프라도 더현대 광주에 필요한 요소다. KTX가 들어서는 기차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마련된 교통 요지에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이 자리잡으로 새로운 소비지도를 그렸다는 점에서다. 신세계 동대구는 인근 동대구역 골목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 동대구점은 명실공이 지역 대표 백화점으로 부상했다. 개점 1년 만에 대구 백화점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줘서다. 주변 인프라에 미친 파급 효과도 컸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개발, 엑스코선 건설 확정, 낙후 주거지 재개발과 맞물리면서 신세계 동대구점은 대구 상권의 중심축으로 도약한 모습이다.


신세계 동대구점ⓒ신세계백화점

신세계 동대구점ⓒ신세계백화점

더 현대 광주가 들어설 곳은 광주시 북구 임동에 위치한 31만 m² 규모의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다. 이 지역은 광주시외버스터미널과도 가깝다. 호남고속도로의 12번 교차로인 서광주 나들목(IC)과도 근접해 있어 광주 시내(북구, 서구 일대)로 진출할 수 있다. 또 나들목 남쪽에 광주광역시 문화예술회관, 국립광주박물관, 중외공원, 운암동 시외버스 중간 승하차장이 조성돼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부지는 경쟁사인 광주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과도 인접해 있다.


해당 지역은 광주역과도 가깝다. 광주역이라는 교통 인프라를 활용하면 더 현대 광주는 범호남권 고객 유치가 수월할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광주역 이용자가 많지 않아 한산다는 데 우려 요인이다. 광주역은 광주 도심에 자리 잡은 역이지만 현재 운행 중인 열차는 하루 20편에 그친다. 광주∼서울 용산 구간에 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왕복 14편, 광주∼서대전 4편, 광주∼목포 2편 등이다. 지난해 광주역 열차 이용자는 하루 평균 600여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같은 쇠락은 2015년 호남선 KTX 개통 이후 KTX 정차역이 광주송정역으로 옮겨가서다.


백화점 업계는 더 현대 광주가 범호남권 고객을 어떻게 유치할 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라도에는 약 505만명이 거주 중이다. 광주뿐만 아니라 호남권에서 얼마나 많은 고객을 빨아들일 수 있을 지가 사업 흥행을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지역 반발도 극복해야할 사안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광주 민주화 정신 수호와 지역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복합쇼핑몰 설립을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역의 모습.ⓒ연합뉴스

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역의 모습.ⓒ연합뉴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더 현대 광주가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러 난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등 소비 공간 이상의 역할을 소화하며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광주신세계백화점도 광주에 대규모 복합쇼핑몰 추진에 본격 나선다. 유통가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날 광주도심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추진하기로 발표한 뒤 광주신세계도 현재까지 구상 중인 대형복합쇼핑몰의 규모와 위치 등을 조만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버스터미널) 부지 일부를 빌려 백화점을 운영 중인 광주신세계는 터미널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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