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분리매각설 난무 대우조선, 주인 찾을 수 있을까

  • 송고 2022.07.25 14:08
  • 수정 2022.07.25 14:10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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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과 상선 분리매각?…"겹치는 공정 많아 어렵다"

현실화되면 몸값 축소·상선 호조로 매물 매력 증가 분석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이 종결됐지만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선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의 방산과 상선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겹치는 공정이 많아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분리매각을 하면 몸집이 작아져 인수자의 부담이 줄고 현재 상선 시황이 긍정적이라 매물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조선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분리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과 상선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분리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과 상선의 공정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소에서는 분리매각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방산 야드와 상선 야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공용으로 쓰고 있고 야드 말고도 블록 공정 등 겹치는 공정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리매각이 가능하면 통매각보단 매각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인수가 확정되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필요하다면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을 통매각하려면 매각가가 최소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내 1위 함정 건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의 방산 사업을 분리하면 몸값이 줄어든다.


작년부터 시작된 상선 수주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상선 분리매각의 매력도를 높인다. 양 수석연구원은 "작년부터 상선 시장이 견조한데 이번 수주 호조는 그동안의 조선업 사이클과는 달리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며 "상선에 관심을갖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선박 교체수요가 향후 20년 동안 꾸준히 나올 것"이라며 "무탄소 선박인 수소추진 선박 등이 아직 상용하되지 않았고 선사들도 친환경 선대를 한꺼번에 갖추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친환경 선박을 차근차근 발주하면서 규제에 대응할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설이 다시 불붙는 이유는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와 실적은 지난해부터 악화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546.6%로 지난해 말(390.7%)보다 155.9%p 확대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도 470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후판 가격이 급등하고 지난 2~3년간 저가 수주했던 물량이 인도되면서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대우조선해양이 597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는 달리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조의 파업에 휘둘리는 이유도 지배구조가 약해서라는 지적이다. 주인이 따로 없고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다만 산은은 분리매각설에 대해 부인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을 위한 경영컨설팅을 진행 중에 있으며 방산부문 분할 매각을 포함한 어떠한 방안도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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