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표 받았으니 끝?" 정부의 게임산업진흥책

  • 송고 2022.07.28 14:23
  • 수정 2022.10.19 23:01
  • EBN 진명갑 기자 (jiniac@ebn.co.kr)
  • url
    복사


진명갑 미래산업부 기자

진명갑 미래산업부 기자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


최근 게임업계 관계자를 만나 들은 말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첫 업무보고에 대한 이야기다.


박보균 장관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로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를 가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열린 문체부 현안에 대한 첫 업무보고였다.


이날 박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청와대 활용 청사진 △4조8000억원의 K콘텐츠 모태펀드 조성 △청년예술인 지원 △장애 예술인지원 기본계획 수립 △지역균형 문화대책 등을 보고했다.


박 장관이 보고한 현안 모두 중요한 사안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게임산업 관련 발언과 공약을 내왔던 만큼 업계 관계자들이 기대를 모았던 '게임산업 진흥' 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나 보고 20일 전인 지난 1일 박 장관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생각하면 '도대체 게임업계 관계자는 왜 만났나' '이번에도 겨우 보여주기식이었나' '게임산업은 표심 잡기였나' '또 속았나' 싶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공개 △게임 소액 사기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등 게임산업 공약을 발표했다.


또 "게임업계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 세계에 수출하는 효자 산업이다" 발언하기도 했다.


게임산업계 표심 잡기에 적극적이던 때와는 달리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 집무실 이전·청와대 개방 공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던 윤 대통령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전에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게임산업 발전과 진흥, 규제 완화, 이용자 보호 등의 발언을 입에 올렸다. 번듯하게 실행된 것은 많지 않다. 윤 대통령은 오랜시간 동안 검찰에 몸 담았던 비(非)정치인 인사로 주목(?)받았는 데 결국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윤 대통령 취임 당시 언론은 게임산업 진흥 기대감을 높이는 긍정적 기사를 쏟아냈다. 취재에 응한 업계 관계자 모두 '기대'라는 두 글자를 닳도록 말했다.


하지만 최근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자니, 그간 속내를 꺼내지는 않았을 뿐 그들이 말한 '기대' 안에는 '한 번 더 속아 본다'라는 뜻이 담겼으리라 본다.


단순히 P2E(Play to Earn) 규제 완화와 같은 대단한 정책을 바라는 게 아니다. 정부 차원의 게임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심을 보여달란 얘기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게임산업 관계자들도 한결 같이 아쉬운 목소리 뒤에 "취임 초기인 만큼 '기대'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