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일로 건설업계, 신사업 발굴 분주

  • 송고 2022.09.15 07:58
  • 수정 2022.09.15 09:04
  •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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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건설사 12곳 영업익 전년비 30% 이상↓

금리인상·원자재값에 따른 수익 감소 본격화

"주택경기 침체·총수 세대교체…사업 다각화 방점"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통해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에스동서가 2019년 인수한 인선이엔티의 철스크랩 공정 모습.ⓒ아이에스동서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통해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에스동서가 2019년 인수한 인선이엔티의 철스크랩 공정 모습.ⓒ아이에스동서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통해 매출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됐고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 고정비 부담도 가중된 요인이다. 업황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건설업계는 주력 시공사업 일변도를 탈피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급순위 상위 30개 상장 건설사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한화건설, 한신공영, 아이에스동서 등 일부에 불과했다. 반면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KCC건설 등 12개 기업은 수익이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1년 새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감소한 것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동반 상승에 따른 시공비용(원가율) 상승과 금리 급등으로 인한 이자 부담 및 분양열기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가 금리 인상과 시멘트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악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사 대부분이 선별 수주·선별 착공 원칙을 내세워 비용 절감과 수익 보전에 힘쓰면서 최근 증가세인 매출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기존 건축·토목 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친환경·대체에너지·항공·데이터 등 신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른바 '종합 건설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기업들도 상당수다.


건설사들이 확장하는 투자 분야로는 △대체에너지 △폐기물 재처리 △도심항공교통(UAM) △데이터센터 △탄소 포집·저장(CCUS) △폐수 담수화 △소형 모듈 원전(SMR) 사업이 대표적이다.


풍력발전 사업에선 SK에코플랜트·대우건설·한화건설·코오롱글로벌 등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풍력발전 직속 부서 운영은 물론 전문 기업 인수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전남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계측기 전경.ⓒ코오롱글로벌

전남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계측기 전경.ⓒ코오롱글로벌

폐배터리·폐자재 재활용 분야에선 아이에스동서와 SK에코플랜트·한화건설·GS건설 등이 앞서가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수년간 관련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를 이어왔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환경사업부문에서만 지난해보다 76% 성장한 2060억원의 매출과 2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들였다.


SK에코플랜트는 폐건설 자재 재활용 기술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최근 미국 폐배터리 전문 업체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건설은 폐건설 자재를 섬유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중이고 GS건설은 자회사 에네르마 사를 통해 2차전지 재활용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최근 대내외적인 경영 여건과 총수 세대교체 움직임 등으로 미뤄볼 때 건설사들의 사업 구조 다각화는 당분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 년간 주택사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건설사 대부분은 지난해 연말까지 실적 목표의 70% 가량을 이 부문에 맞춰 전략을 수립했다"며 "각종 위협 요인과 안정된 성장을 추구하는 회사 내부 분위기로 미뤄볼 때 신사업에 대한 투자 증가와 향후 사업계획 반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혁신(이노베이션)은 미래 생존을 위한 유일무이한 돌파구"라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분야 개척을 통해 경쟁력을 다듬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수입 의존도가 큰 국내 건설 자재 단가가 급등한 점과 최고 경영자가 3~4세대 젊은 경영인으로 교체되고 있는 점은 (건설사들이)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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