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16만세대 공급…미분양 먹구름 확대

  • 송고 2022.09.15 10:20
  • 수정 2022.09.15 10:26
  •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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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외곽·지방 위주 분양 대방출

"적체 물량 연내 해소해야…사업계획 수립 등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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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전국에 16만 세대가 넘는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상반기부터 청약이 미뤄진 서울·수도권 알짜 정비사업지 일부가 포함돼 기대감이 있지만 청약 열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경기도와 지방 신규 물량이 대부분이라 미분양 급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추석 이후 올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물량은 총 16만2892세대다. 이는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의 40%가 넘는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15만7600세대)보다 5000세대 가량 많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휘경3구역재개발 △마포구 아현2구역재건축 △송파구 문정동136재건축 △중랑구 중화1구역재개발 등 정비사업지 위주로 6개 단지 6492세대가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는 올 들어 9개월간 기록한 총 분양실적(5944세대)보다 많은 수치다.


수도권에서도 △광명시 광명1R·2R·4R·5R구역 재개발 △안양시 호계동 일대 재개발 △의왕시 내손 다·라구역 재개발 △인천 계양구 작전현대아파트 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높일 전망이다.


이들 단지를 제외한 대기 물량의 대부분이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 집중돼 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경기도 포함) 7만6321가구, 지방이 8만6571가구다. 시도별로는 △경기 5만2755가구 △부산 1만5339가구 △충남 1만2492가구 △인천 1만2194가구 △서울 1만1372가구 △대구 1만604가구 순이다.


치솟는 기준 금리와 고분양가 인식으로 청약 경쟁률 자체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방 위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역에 따른 청약률 양극화가 짙어지는 가운데 하반기에 지방발 미분양은 급속히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추석 연휴이전(9월8일)까지 청약 일정을 진행한 총 25개 단지 가운데 15곳(60%)에서 순위 내 청약 인원이 미달됐다. 이 가운데 두 곳을 제외한 14곳이 지방발 미달이다.


최근 지방에서는 중소형 건설사는 물론 1군 건설사들도 대거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이 충북 음성에 시공하는 '음성 푸르지오 마크베르'는 이달 초 청약 일정을 마감한 결과 총 모집 642세대 가운데 606세대(94.5%)가 무더기로 미달됐다. 또 GS그룹 자이에스앤디(자이S&D)가 부산 서구에 시공하는 '송도자이르네 디오션'도 일부 평형이 순위 내 미달됐다.


업계에서는 수개월 째 이어진 분양 연기 물량이 해를 넘길 경우 내년 사업계획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올해 안에는 분양을 강행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이어져 내년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도 "어느덧 올해 결산과 내년 사업계획을 고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아파트 매매 거래가 줄면서 분양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고 보고 당분간 미분양이 계속 늘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과 매매는 함께 움직이는데 거래가 줄고 주변 시세가 하락하면 신규 분양의 매력도 떨어진다"며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지 않아 오히려 분양보다 급매를 선호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세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1만6086세대·105.8%) 급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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