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맞수 농심·오뚜기…"채식으로 한판 붙자"

  • 송고 2022.09.21 15:11
  • 수정 2022.09.21 15:12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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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인구 200만명 시대

오뚜기, 간편식으로 채식 접근성 높여

농심은 채식 프리미엄 전략 속도

오뚜기x두수고방 신제품.ⓒ오뚜기

오뚜기x두수고방 신제품.ⓒ오뚜기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체육, 나물, 곡물 등을 재료로 한 메뉴들이 떠오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식물성 식품 등 채식이라고 통칭할 수 있는 메뉴들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건강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던 라면업체들도 채식에 출사표를 던졌다.


채식 문화는 사실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나물을 조리해 먹는 식습관은 전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발달해 있고, 비건 시장이 가장 큰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우리나라 나물만큼은 '한국형 채식'이라 명명하며 다른 어떤 비건 음식보다도 '건강함'이 돋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오뚜기, 정관스님과 맞손


오뚜기는 21일 경기도 수원시 두수고방에서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형 채식의 정수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오뚜기가 이번 신제품을 위해 협업한 두수고방은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스님의 음식 철학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채식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현재 정관스님의 제자인 오경순 셰프가 총괄하고 있다.


오뚜기가 출시한 신제품은 두수고방 컵밥 4종(산채나물 비빔밥, 버섯들깨미역국밥, 시래기 된장국밥, 모둠버섯밥)과 두수고방 죽 4종(수수팥범벅, 들깨버섯죽, 된장보리죽, 흑임자죽)이다.


오뚜기는 국내산 재료들로 이번 제품을 개발했다. 두수고방에서 맛볼 수 있는 국내산 나물, 버섯 등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또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오 셰프와 1년 간의 조율을 거쳤다. 오뚜기는 이번 신제품을 시작으로 두수고방과의 추가 협업 제품들을 순차 선보일 예정이다. 신제품은 현재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이며, 이달 중 이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오뚜기는 2019년 채소라면 '채황', 올해 4월 '채소가득카레·짜장', 6월 '언튜나 식물성 바질 참치'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역량을 활용해 채식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비건 시장의 대중화를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1일 광교 두수고방에서 열린 오뚜기 신제품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맛본 산채나물 비빔밥, 버섯들깨미역국밥, 흑임자죽.

21일 광교 두수고방에서 열린 오뚜기 신제품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맛본 산채나물 비빔밥, 버섯들깨미역국밥, 흑임자죽.

채식의 가파른 성장세…농심 비건 레스토랑 인기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비건 식품 시장의 성장세만큼은 가파르다.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인증 받은 식품은 지난해 286개로 2019년 대비 151% 증가했다. 지난 4년간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은 총 612개에 달한다.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현재 200만명까지 확대했다.


이같은 인기에 비건 레스토랑도 생기고 있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올해 5월 서울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이 대표적이다. 레스토랑 주말 예약률은 100%에 달한다. 평일 예약률도 90%를 넘는다.


이곳은 제철 재료로 메뉴 구성을 한다. 현재는 미슐랭 그린스타 오너셰프인 니콜라스 디클로트와 손잡고 밤, 무화과, 복숭아 등을 활용한 스페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포리스트 키친은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022 테이스트오브서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이름을 올린 채식 레스토랑은 총 9개이며, 올해 새롭게 오픈한 채식 레스토랑 중에서는 포리스트 키친이 유일하다.


비싼 가격은 단점


비건 시장이 국내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오뚜기가 선보인 두수고방 신제품들도 기존 컵밥 대비 50% 가량 비싸며, 농심 포리스트 키친에서 식사를 하려면 점심 5만5000원, 저녁 7만7000원을 지출해야한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건 음식 적정 가격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지금은 시장을 키우고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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