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늘고 착공 줄고…꽁꽁 언 부동산 시장

  • 송고 2022.09.30 11:02
  • 수정 2022.10.24 21:53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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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물량 4개월 연속 증가세

주택 매매도 10% 넘게 줄어…매달 감소 추세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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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이 더해진 '복합불황'로 부동산 시장이 지난 수년 간 볼 수 없던 냉각기를 갖는 모습이다. 건설사도 미분양·고분양가를 우려해 주거용 건축물 착공을 줄줄이 연기하는 등 불황 대비에 나섰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72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3만1284가구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연말 1만7710가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000여 가구로 바닥을 찍은 후 올해 들어 증가추세다. 올해 4월 2만7180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5월 2만7375가구 ▲6월 2만7910가구 ▲7월 3만1284가구 ▲8월 3만2722가구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역별로 보면 8월 수도권 미분양은 5012가구로 전월 대비 10.7%(483가구) 증가했고, 지방은 2만7710가구로 전월대비 3.6%(955가구) 늘었다. 공급이 많은 인천의 경우 7월말 544가구에서 8월말 1222가구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을 3개월째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1~8월 누적 전국 주택 매매는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만7317건 대비 47.4% 적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5만4448건으로 작년 대비 57.3% 줄었고, 지방은 23만943건으로 38.5% 줄었다. 서울은 4만3818건에 그치며 전년 대비 53.8% 줄었다.


8월 한 달 거래만만 보면 전국 주택 매매량은 3만5531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집계된 8만9057건과 비교하면 60.1% 적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수요자 관망세가 심화된 것이 영향을 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9월4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 떨어졌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던 지난주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저조한 분양률과 거래급감은주택시장 선행지표인 착공 물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분양 증가, 공사비 급등 등의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장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1~8월 누계 전국 주택 착공은 26만1193가구로 전년 동기 34만7812가구 대비 18.7% 감소했다. 수도권은 13만112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줄었고 지방은 13만70가구로 26% 적었다.


착공 감소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멘트, 철근 등 자재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착공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부동산 거래, 분양, 재건축 등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발표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라며 "정책 발표가 늦어지고 여러 악재도 더해지면서 매수자, 매도자, 건설사 모두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모든 이슈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 랠리가 끝났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 집 장만 시기를 미루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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