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정용진 구단주와 한유섬 주장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연합뉴스

SSG랜더스 후광으로 신세계 유통계열사들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세계 유통계열사들은 SSG랜더스 이름을 내건 제품 판매나 프로모션 등을 통해 단기 매출 상승과 더불어 고객 '락인 효과(Lock-in effect)'까지 얻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SSG랜더스 우승으로 신세계그룹이 기대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SSG랜더스는 시즌 개막일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올해 경기당 평균 관중(1만3633명) 1위 성과를 거뒀다.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김광현을 국내로 불러들이면서 단기간에 경기력과 두터운 팬덤을 쌓았다. SSG랜더스는 지난 4일 KBO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 쥐었다. 구단 출범 2년 만이다.

프로야구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7월 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찾아 '노브랜드 버거 데이'를 맞아 특별 유니폼을 착용한 채 마스코트 제이릴라와 기념촬영을 했다.ⓒ연합뉴스

SSG랜더스 광폭 행보로 바빠진 건 신세계 유통계열사들이다.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입점해있는 이마트24, 스타벅스, 노브랜드버거 등이 가장 먼저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올해 홈 구장 입장객이 100만명에 육박하면서 두 매장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SSG랜더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SSG랜더스필드점에서 판매되는 버거만 많게는 2500개에 달한다고 6일 밝혔다. 전국 190여개 노브랜드 버거 매장 가운데 판매순위 1위 규모에 달한다. 올해 7월 홈구장에서 한정 판매한 '랜더스페셜 버거' 제품을 '크레이지레드해쉬'라는 정식 제품으로 최근 재출시하기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마트24는 야구단 이름을 따서 만든 식음료 제품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올해 여름 출시한 SSG랜더스라거와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등 야구맥주 2종은 지금까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시한 '김광현 KK도시락'은 출시 일주일 만에 도시락 카테고리 1위 자리를 꿰찼다.

소비자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은 유니폼이다. 신세계푸드, 스타벅스, SSG닷컴, G마켓 등은 각 사의 로고가 박힌 SSG랜더스 유니폼을 한정 판매 5~15분 만에 완판했다.

G마켓에서는 SSG랜더스 유니폼 한정 판매 당시 다른 랜더스 굿즈 판매량이 평시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하는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굿즈는 SSG랜더스 락앤락 쿨러백 아이스박스였으며 SSG랜더스 어린이 야구 배트, SSG랜더스 펫 점퍼 등의 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마트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판매한 SSG랜더스 로고가 달린 캠핑용품이 완판됐다고 전했다. 이종범 이마트 캠핑용품 바이어는 "특히 연고지가 위치한 인천 지역에서 인기가 많았으며 출시 3개월만에 목표 했던 물량의 반가량이 소진되는 등 기대보다 높은 판매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세계그룹 주류유통사인 신세계L&B는 야구단 첫 우승을 기념해 한정판 샴페인 4종을 이날 전국 와인앤모어를 통해 출시했다.

신세계l&b가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해 한정 출시한 와인 4종.ⓒ신세계그룹

일각에서는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야구단 운영비를 충족할 정도로 유통계열사에서 지속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지에 대한 의문도 내놓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SSG랜더스 팬들이 신세계 브랜드의 충성 고객으로 계속 남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면서 "올해는 유니폼을 중심으로 한 관련 굿즈 판매로 성과를 냈지만 다른 콘텐츠와의 결합 등 신선한 접근이 있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은 운영 첫 해인 작년 매출액 392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경기 진행비용 등을 줄이면서 2018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그룹은 2027년을 목표로 인천 서구 청라신도시 일대에 약 5만평 규모의 '스타필드 청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 지하 3층~지상 6층, 2만석 규모로 랜더스의 홈 청라돔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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