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일산 집값 '추풍낙엽'…역대급 폭락

  • 송고 2022.10.12 10:32
  • 수정 2022.10.12 10:34
  •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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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신축 주요 단지 수억원씩 '우수수'

재정비 직접 수혜→종합계획 연기 실망감

분당과 일산 주요 단지 매매가격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일산더샵그라비스타(왼쪽)과 킨텍스원시티 일대.ⓒEBN 권한일 기자

분당과 일산 주요 단지 매매가격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일산더샵그라비스타(왼쪽)과 킨텍스원시티 일대.ⓒEBN 권한일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 폭이 컸던 1기 신도시 집값이 가파른 내림세다. 특히 5개 1기 신도시 중 면적과 가구수가 압도적인 경기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 신도시 주요 단지에서는 수억원대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3일 기준)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다. 고양시 일산동구(-0.11%)도 마찬가지다. 올 3월 대선 이후 1기 신도시 특별법과 정비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유지한 두 지역은 새 정부의 8·16 대책에서 마스터플랜 수립이 내후년으로 대폭 미뤄진 뒤 하락 폭이 커졌고 줄곧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1995년 준공된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마을제일8단지' 전용101.9㎡는 올해 5월 12억 원(7층)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불과 3개월 뒤인 지난 8월, 2억원 급락한 10억원(13층)에 체결됐다. 또 1994년 준공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8단지동아파트' 전용 71.64㎡는 6월에 6억 1000만원(7층)에 매매됐지만 지난달 말에는 1억 8000만원 하락한 4억3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구축뿐 아니라 신축 대단지에서도 수억원대 하락거래가 확인된다. 총 1829가구인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전용 84.99㎡는 지난달 16억원(20층)에 직거래됐다. 이는 지난 7월 거래된 19억8000만원 보다 무려 3억 8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일산에서는 총 1100가구로 2019년 준공된 킨텍스 꿈에그린 전용 84.42㎡가 지난달에 작년 최고가(14억7000만원·27층) 보다 1억 7000만원 하락한 13억원(19층)에 체결됐다. 또 일산동구 킨텍스원시티(2019년 준공·782가구) 1블럭 전용 84.50㎡는 올 8월에 작년 최고가(17억원·44층)보다 2억5000만원 내린 14억5000만원(42층)에 체결된 바 있다.


분당과 일산은 타 1기 신도시보다 용적률이 낮은 편인 데다 면적이 세 배 가량 넓고 인구밀도도 낮아 특별법 제정 시 직접적인 수혜지로 기대감이 높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매수세가 늘어 타 신도시가 보합·하락할 때도 상승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용적률 상향 등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고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과 특별법 제정이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매매가격도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분당 서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재건축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문의와 거래가 뚝 끊긴 상황"이라고 했다. 일산 주엽역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도 "재건축 기대 감소에 금리 급등이 겹쳐 투자 문의는 물론 실수요자의 문의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거래량이 급감해 매매가격 급락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지역 집값이 지난해나 올 상반기처럼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집값 하방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집값 하락 폭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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