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첫 컨테이너선 폐선…호황 저물어가나

  • 송고 2022.10.13 15:33
  • 수정 2022.10.13 15:33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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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TEU급 컨테이너선 폐선…물동량·운임도 ↓

화물 수요 반등 없으면 업황 약세 지속 전망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 본문과 무관함.ⓒHMM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 본문과 무관함.ⓒHMM

올해 들어 처음으로 컨테이너선 폐선이 발생했다. 지난해 해운업 초호황에 힘입어 폐선 수요가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컨테이너 물동량과 운임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 최근 2년간의 짧은 컨테이너 호황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해운업계와 국제해사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최근 1248TEU(1TEU=약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매슈 붐'(Mathu Bhum)이 폐선됐다. 컨테이너선 폐선은 지난해 말 300TEU급 선박인 '다파'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폐선된 선박은 지난 1990년 건조된 선령 22년의 컨테이너선이다. LDT(선박을 해체하기 위해 지급하는 선가 단위)당 약 620달러, 총 310만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2년 동안 컨테이너선 폐선은 급감했다. 통상적으로 고철값이 오르면 폐선 수요가 증가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고철값이 고공행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폐선은 대폭 감소했다. 컨테이너 운임 급등으로 폐선보다 노후 컨테이너선이더라도 운영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처음으로 컨테이너선 폐선이 나온 것은 업황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월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8월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1490만TEU로 지난달보다 3.3%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줄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와 생산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긴축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물동량이 쪼그라들고 있다.


이에 컨테이너 운임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기준 전주 대비 149.09포인트 떨어져 1922.95를 기록했다. SCFI는 16주 연속 하락해 2020년 11월 20일(1938.32) 이후 22개월 만에 2000선을 밑돌았다.


해운업계에서는 컨테이너 운임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컨테이너선 시황은 현재 화물 수요 감소로 선사들의 임시 결항 조치가 증가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운임 하락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내년 컨테이너선 인도량이 270만TEU로 예상됨에 따라 화물 수요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운임 하락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의 물동량 둔화와 운임 약세를 컨테이너 불황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환경규제 강화와 컨테이너업체의 공급량 조절로 공급과잉이 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현재 컨테이너 선복량의 30%에 해당하는 규모의 새 컨테이너선이 인도된다"면서도 "그러나 환경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폐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공급은 큰 폭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는 오는 2023년 약 23만TEU의 컨테이너선이 폐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국제 해운업의 기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선박을 늘려 제살을 깎아먹으며 경쟁자를 도태시키려고 하는 '치킨게임'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던 컨테이너 업황이 정상화·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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