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하락기에도 '이천·여주' 철옹성

  • 송고 2022.10.25 10:48
  • 수정 2022.10.25 13:20
  •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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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지수·아파트 거래가 '상승세' 뚜렷

하이닉스·물류센터 대거… 실수요 파급효과

"수년간 상승 폭 작아, 향후 낙폭 크지 않을 것"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현대성우오스타1단지 일대.ⓒ네이버지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현대성우오스타1단지 일대.ⓒ네이버지도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값이 큰 폭의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동부권의 이천시와 여주시는 상승·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여주복합화력발전소의 낙수 효과와 인근에 집중된 대형 물류센터 직원들의 전월세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종합주택유형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시와 여주시의 매매가격 지수 상승세는 2020년 6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단 한번도 꺾이지 않았다. 올 들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전역에서 매매가격 하락이 본격화 됐음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것은 두 지역이 유일하다.


특히 이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달 말까지 줄곧 상승을 거듭해 지난주(10월17일 기준) 120.5를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전체 평균(104.5)보다 무려 16포인트(p) 높은 수치다. 또 여주시 아파트가격 지수도 4월부터 잇달아 상승하면서 109.1을 나타내고 있다.


전반적인 가격 지수뿐 아니라 실제 두 지역 주요 아파트 시세는 상승 또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이천 하이닉스 앞 현대성우오스타 1단지 84.98㎡(9층) 매물은 지난 6월 5억4000만원에 체결됐는 데 이는 작년 1~2월 평균 매매가(6건·약 3억5500만원)보다 52.1% 급등한 가격이다. 같은 달 이천시 마장면 호반베르디움 82.93㎡(14층)도 4억7500만원에 중개 거래돼 작년 1~2월 평균 매매가(5건·약 3억6000만원)보다 31.9% 가량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 안흥동 롯데캐슬골드스카이 전용 84.99㎡(46층) 매물은 올 8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월 평균 매매가(5건·5억7140만원)보다 19% 가량 오른 것이다.


여주시도 비슷한 흐름이다. 여주 지역 최선호 아파트로 꼽히는 천송동 KCC스위첸 전용 84.93㎡(41층)는 지난 5월 5억 925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동일면적(14층) 체결가 대비 74%(2억5250만원) 치솟은 가격이다. 또 현암동에 위치한 여주아이파크 전용 84.98㎡(21층)도 지난 7월 4억7700만원에 신고가 체결됐다. 이는 작년 11월(5층) 거래가보다 49.1%(1억5700만원) 급등한 가격이다.


두 지역은 타 수도권에 비해 지난 수년간 아파트 값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와 SK여주복합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쿠팡·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 대형 물류센터들이 대거 자리 잡으면서 실수요층 유입이 본격화됐고 주요 아파트 시세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의 공통된 견해다.


근무지와 가까워 직주근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거나 학군과 조경 등이 잘 갖춰진 중대형 단지들은 전월세 수요가 꾸준해 금리 인상에 쫓긴 급매물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천시 부발읍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천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 비해 부동산 흐름이 늦은 편인 데다 비규제지역으로 자금조달이 수월하고 전매 제한도 없었다"면서 "경강선 복선 개통과 평택부발선 등 향후 호재도 많아 금리 인상 기조에도 큰 영향은 없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여주시 천송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형 물류센터 출퇴근이 용이하거나 고속도로 IC와 인접한 단지는 전월세 문의도 꾸준해 집주인들도 느긋한 편"이라며 "다른 수도권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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