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서 김치 종주국 알린 대상…"이젠 세계인의 김치"

  • 송고 2022.10.27 02:00
  • 수정 2022.10.27 22:00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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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메리칸이글 빌딩 '글로벌 남녀노소 김치먹방' 영상 상영

뉴욕 심장부 300만 유동 인구에 종가 "김치 먹어본 적 있니" 질문

다큐 '김치유니버스'-뉴욕타임스 광고 이은 대상 글로벌 홍보 행보

이정훈 팀장 "'세계인이 즐기는 김치'로 변모…'경이로운 종가'될 것"

대상 마케팅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이정훈 팀장. 이 팀장은 대상의 식품 브랜드들이 어떻게 소비자와 소통할 지를 풀어가고 있다.ⓒ대상대상 마케팅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이정훈 팀장. 이 팀장은 대상의 식품 브랜드들이 어떻게 소비자와 소통할 지를 풀어가고 있다.ⓒ대상

'한국의 김치 홍보 영상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걸리다니.'


우리 정부가 해낸 일인 것 같아 이른바 '국뽕'이 가슴에 차올랐다.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확실히 해두겠다'는 우리 정부의 프로젝트로 이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식품기업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JONGGA)'가 직접 만든 김치에 대한 영상이었다.


'꺼지지 않는 불야성'으로 불리는 타임스스퀘어는 세계 금융·정치·여론·문화 중심지 역할을 하며 연간 약 1억3000만명이 찾는 미국 명소다. '불야성 거리'에서 대상은 영상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HAVE YOU TRIED KIMCHI?(김치 먹어본 적 있니?)"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걸린 해당 영상은 한국 김치를 맛보는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정과 표정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메이징(amazing:놀라운)'이란 영단어가 떠오른다. 총 천연색 광고가 들썩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이 영상만이 느린 템포로 표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걸린 대상의 김치영상은 한국 김치를 맛보는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정과 표정 중심으로 전개된다. 총 천연색 광고가 들썩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이 영상만이 느린 템포로 표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상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걸린 대상의 김치영상은 한국 김치를 맛보는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정과 표정 중심으로 전개된다. 총 천연색 광고가 들썩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이 영상만이 느린 템포로 표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상

30초 분량의 해당 영상은 흑백으로 처리되지만 오로지 김치만이 붉은 빛깔을 띠고 있다. 하루 유동 인구만 300만명에 달하는 이 거리에서 영상은 다음달 초순까지 4주간 6720회 상영될 예정이다. 이 활동의 연장 선상에서 대상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외 김치 브랜드를 기존 종가집에서 '종가(JONGGA)'로 통합했다.


이 영상 작업을 맡은 대상 마케팅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이정훈 팀장은 EBN과의 인터뷰에서 "김치를 판매해야 할 상품이 아닌 우리의 문화로서 바라보고자 했다"면서 "우리의 김치가 이제 세계인이 즐기고 경험하는 김치가 됐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가 김치 종주국인데다, 대상이 김치 리딩 기업인 만큼 위풍당당한 김치 영상를 기획하던 중에 마침 한국 문화 전도사인 서경덕 교수와 손잡고 영상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걸린 대상의 김치영상은 한국 김치를 맛보는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정과 표정 중심으로 전개된다. 총 천연색 광고가 들썩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이 영상만이 느린 템포로 표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상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걸린 대상의 김치영상은 한국 김치를 맛보는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정과 표정 중심으로 전개된다. 총 천연색 광고가 들썩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이 영상만이 느린 템포로 표현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상

마치 한국 정부가 제작한 김치 홍보 영상 같았다는 기자의 의견에 같은 팀 최희영 과장은 "몇 군데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김치 명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작업에 매진했다"면서 "세계인의 교차로인 타임스스퀘어에서 김치 선도 기업으로 한국의 문화 자산을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정부 기관 등과 손잡고 영상을 만들 수도 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팀장은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과 협업 할까도 생각 했지만 종가만의 독자성과 결정권을 갖고 새로운 김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팀장은 오보를 바로잡고 싶었다고 했다. 중국의 신치(辛奇:김치의 중국어 표기), 일본의 기무치가 아닌 한국의 김치에 대해 명확히 알려 종가의 공익적 역할도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런 한국의 김치가 이제 '세계인이 먹고 즐기는 김치'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 외국인들도 김치를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힌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9월 해외 16개 도시 현지인 8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식을 알고 있다'는 비율은 57.4%로 나타났다.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2018년 54%, 2019년 54.6%에 이어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K푸드 열풍으로 이 숫자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소비자가 가장 자주 먹는 한식은 단연 '김치(33.6%)'였으며, 이어 비빔밥(27.8%), 한국식 치킨(26.9%) 순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이 샐러드처럼 곁들이는 한국의 김치.ⓒ대상미국인들이 샐러드처럼 곁들이는 한국의 김치.ⓒ대상

영상 제작을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오기도 한 최 과장은 "영상 제작을 위해 섭외된 외국인 모델들이 남녀노소, 인종 불문하고 김치를 너무 잘 먹는 바람에 현장의 생동감이 그대로 영상에 녹아들었다"면서 "이들은 케냐 출신 흑인여성, 프랑스 국적 남성을 비롯해 싱가포르 아이, 백발의 백인 할아버지로 신기할 정도로 김치를 잘 먹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뉴욕 현지 프로덕션 촬영 감독(라틴계) 역시 본인도 김치를 즐겨 먹고 있다고 해서 '세계인의 김치'가 돼 있는 김치의 위상을 충분이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해당 광고 영상은 5개 국어(한국어·영어·스페인어·일본어·중국어)로 제작됐다. 글로벌 50곳 이상 기관과 단체에서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같은 음식도 만 명이 먹으면 만 가지의 식감과 맛이 느껴진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김치를 어떻게 느낄까. 이 팀장은 "한국에선 김치가 항상 식탁 위에 오르는 반찬이자 익숙한 음식이지만 외국인들은 김치를 유산균이 풍부한 샐러드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 마케팅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최희영 과장. 최 과장은 이번 영상을 제작하는 등 핵심 역할을 맡았다. ⓒ대상대상 마케팅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최희영 과장. 최 과장은 이번 영상을 제작하는 등 핵심 역할을 맡았다. ⓒ대상

이를 통해 이 팀장은 MZ(청년세대)의 김치, 캠퍼들의 김치, 1인가구의 김치 등 김치를 해석하고 접하는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신제품 출시도 필요하다고 봤다.


캠핑용 한정판 김치를 출시한 것도 김치에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다고 판단해서다. 종가는 캠핑고수인 가수 빽가와 손잡고 캠핑과 같은 야외활동에 안성맞춤인 아웃도어 김치 2종을 한정판 출시했다. 빽가가 조언하고 제품 디자인한 이 김치는 캠핑장에서 바베큐를 즐길 때 곁들일 수 있도록 기획됐는데 양념을 줄여 덜 타게 만들어 바베큐와 어울리도록 했다.


이 팀장은 "앞으로 종가는 김치에도 다양한 모습과 맛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전통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신제품을 출시해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김치 리딩 기업의 역할"이라고 자부했다.


미국의 김치공장에서 직원들이 김치를 포장하고 있다. ⓒ대상미국의 김치공장에서 직원들이 김치를 포장하고 있다. ⓒ대상

임정배 대상 대표도 같은 생각을 보인 바 있다고 했다. 임 대표는 "이제 김치가 바뀔 때가 왔다(한국의 김치에서 세계의 김치화)"면서 공장 설립을 포함해 '김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내딛을 때라고 선언한 바 있다.


올해로 30살이 된 김치브랜드 '종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기자가 의인화해서 묻자 이 팀장은 "'경이로움', 이 한 단어로 정의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어사전에서 경이로움(驚異로움)은 '놀랍고 신기한 느낌'을 뜻한다. 체험을 갈망하는 소비자를 위해 놀랍고 신기한 음식 경험을 제공하는 '일종의 요리사'라고 이해하면 될까.


그는 "대상이 글로벌 김치공장을 지어 전초기지를 마련해 더 많은 세계 사람들이 우리 김치를 먹고 김치의 맛과 효능에 감탄하며 '글로벌 김치'가 되어가는 여정이 '경이로움' 그 자체일 것"이라고 포부를 보였다.


대상의 글로벌 김치 홍보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 김치의 진화과정을 담은 3부작 다큐멘터리 '김치 유니버스'를 제작한 대상은 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전파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국홍보전문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의 자문을 거쳤으며 세계김치연구소와 공동 기획됐다. 특히 MBC 김태호 PD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영상 앞에서 페이지 허쉬(Paige Hirsch)는 "김치 먹는건 꽤나 익숙한 일로 한국 레스토랑에 방문해 좋아하는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대상뉴욕 타임스스퀘어 김치 영상 앞에서 페이지 허쉬(Paige Hirsch)는 "김치 먹는건 꽤나 익숙한 일로 한국 레스토랑에 방문해 좋아하는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대상

이를 시작으로 대상은 같은 해 미국 뉴욕타임스 지면에 김치 광고를 게재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선포했다. 올해 2월 미국 LA에 3000평 규모 김치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대상은 김치 수출의 60%를 맡고 있다. 실적도 늘고 있다. 2016년 7900만달러 수출액에서 지난해 1억599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김치 공장은 중국 연운항(롄윈강)에도 마련돼 있는데 글로벌 전체로는 6곳에 위치해 있다. 자연히 유럽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현재 폴란드에 김치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세계인을 사로잡으면서 해외에서 한국 음식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김치 문화도 한류 훈풍 분위기와 함께 주목되고 코로나로 건강한 식생활에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히 김치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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