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인터넷 연결 없이 CBDC 거래 가능 확인

  • 송고 2022.11.07 12:10
  • 수정 2022.11.07 12:12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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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실험 연구사업 완료…피크타임 응답지연, 신기술 적용 한계 개선 필요

CBDC 모의실험 연구 추진 범위.ⓒ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 추진 범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모의실험 연구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피크타임시 실시간 거래를 처리하기에는 모의시스템이 한계를 보였으며 분산원장 성능 확장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향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10개월간 수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모의실험 연구사업을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분산원장 기반 CBDC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총 10개월간 2단계로 구분해 진행됐다.


그라운드엑스가 주사업자로 참여해 삼성전자, KPMG,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에스코어, 코나아이, 드림시큐리티, 지크립토, 온더, 엔글, 컨센시스 등 총 12개 업체와의 협업으로 사업이 수행됐으며 총 사업비는 약 39억1000만원이 소요됐다.


1단계 사업에서는 분산원장 기반의 CBDC 모의실험 환경을 클라우드에 조성하고 CBDC의 제조·발행·유통(송금·대금결제)·환수 등 CBDC의 기본 기능을 구현했다.


이어 진행된 2단계에서는 CBDC를 활용한 지급서비스(오프라인 거래, 국가간 송금 등) 및 정책 지원 업무(이자 지급, 압류 등) 등 확장 기능을 구현하는 한편 영지식 증명기술 등 최신 기술의 CBDC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한국은행은 2단계 사업에서 송금인과 수취인의 전산기기(모바일기기·IC카드 등)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 기기에 탑재된 자체 통신기능을 통해 CBDC 거래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자체 통신기능은 통신사 장애, 재해 등으로 민간의 지급결제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물화폐와 함께 백업 지급수단으로 활용 가능했으며 오프라인 거래는 시스템에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도록 구현해 익명성을 보장하되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사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이용자별로 보유한도를 설정했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의 유희준 반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프라인 CBDC 기능을 온라인 CBDC와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기기의 안전한 저장공간에 오프라인 CBDC를 안전하게 저장함으로써 불법적인 복제를 방지하고 비정상 거래시 해당 전자지갑의 거래를 중지하는 방식으로 이중 지불 가능성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대량 거래 처리를 위해서는 응답대기시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CBDC 모의시스템은 초당 최대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측정됐으나 최대 성능치에 도달할수록 응답대기시간이 지연됐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대부분의 소액결제시스템의 일평균 초당 이용건수가 1000건 미만이므로 모의시스템은 이를 모두 처리할 수 있겠지만 최대 성능치에 도달할수록 응답대기시간이 최대 1분까지 증가되는 것으로 측정돼 거래가 집중되는 피크타임시 거래를 실시간 처리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유희준 반장은 "초당 발생거래가 1400건 이하인 경우는 대부분 3초 내 처리가 가능했다"며 "대량거래에 대한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소액결제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응답대기시간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분산원장 성능 확장 기술,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으나 두 기술 모두 아직까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처리성능이 기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보다 낮은 분산원장 기술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 방안으로 롤업(rollup) 등 Layer2 기술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하위 네트워크별로 초당 700여건 수준으로 처리 가능했으나 네트워크 간 거래 증가에 따라 성능이 저하됐다.


거래 상대방에게 신원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고 자신이 해당 자산의 소유주임을 증명할 수 있는 영지식 증명 암호 기술은 개별 거래당 최대 14초까지 처리시간이 추가 소요됐으며 사용된 암호기술(MiMC7)은 아직 국가사이버안보센터의 검증필 암호모듈 인증을 획득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HTLC(Hashed Time Lock Contract) 등의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디지털자산 거래와 국가간 송금 기능을 구현했으며 이상거래 탐지, 법원 판결 집행 등과 같은 CBDC 관련 정책 지원 기능에도 스마트 계약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희준 반장은 "앞으로 CBDC 활용성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기관,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실제적인 환경에서의 실험으로 심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 구축된 CBDC 모의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15개 금융기관과 협력해 추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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