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신사 호실적 눈총받는 이유

  • 송고 2022.11.17 09:24
  • 수정 2022.11.17 10:21
  • EBN 연찬모 기자 (ycm@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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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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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가 올해 3개 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그간 역량을 쏟아 온 비(非)통신 사업이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잇는다.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민간기업이 견조한 실적을 낸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못해 싸늘하다. 5G 상용화 4년차에도 고질적인 품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이같은 실적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돌파한 5G 가입자는 올해 9월 말 26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어느덧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4%를 차지하는 등 대중화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지만, 품질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5G 상용화 당시 통신3사가 일제히 호언장담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는 아직까지도 체감하기 어려울 뿐더러 5G 기지국 구축 속도가 더딘 지역에서는 'LTE보다 느리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통신3사의 5G 설비투자(CAPEX)도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소비자들의 화를 부추기고 있다. 2019년 9조5967억원이었던 5G 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 8조2761억원, 2021년 8조202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3분기 5G 설비투자 규모도 4조원대에 불과해 또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내걸고 출시한 5G 중간요금제까지 실효성 논란 및 요금제 담합 의혹을 겪으면서 통신3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통신3사는 5G 가입자를 늘리는 데에만 급급한 듯 하다. 최근 한 이동통신사는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LTE 요금제 기준을 높이면서 LTE 가입자들에게 5G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4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비통신 사업 성과에 힘입어 2010년(4조9830억원)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통신3사 수익의 대부분이 5G를 비롯한 통신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리고 이같은 수익에는 '좋은 통신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과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올해에도 좋은 실적이 예상되지만 벌써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걱정입니다"


최근 통신3사 실적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통신업계 관계자가 푸념하듯 털어놓은 말이다.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진짜 5G'에 다가갈수록 통신사 실적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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