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공급 효과 '순삭'…금융시장 여전히 '돈맥경화'

  • 송고 2022.11.17 10:37
  • 수정 2022.11.17 10:40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 url
    복사

한전채 등 일부 금리 하락했지만 CP 금리 연중 최고치

채권 거래규모 감소세…"최악 피했지만 단기회복 어려워"

연이은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단기자금시장 경색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금융가.ⓒ연합

연이은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단기자금시장 경색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금융가.ⓒ연합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자금시장 경색은 쉬이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단기자금시장에서 기업의 신용경색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평균 장외채권 거래규모는 지난 9월 18조308억원 수준에서 10월 15조6308억원으로 줄었고 11월에도 14조1639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기준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5.26%로 전일 대비 0.04%p 올랐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91일물 CP는 단기자금시장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올해 91일물 CP 최저 금리가 1.55%였고,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14일 CP 금리 5.17% 마저도 훌쩍 뛰어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해졌는지 알 수 있다.


CP 금리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필요한 신용도 수준을 나타낸다.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신용 위엄이 높아졌고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5%대이다. 최근 조금 낮아졌지만 올해 2.46%에서 5.736%까지 금리가 뛰었다.


지난달 23일 금융당국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 이후로 한국은행의 간접 유동성 지원,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자금 지원 등 후속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대책에 차츰 안정을 찾아간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동안 자금시장 경색에 공사채 마저 유찰이 이어졌는데 최근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유찰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채 3년물 금리는 올해 5.825%까지 올랐다가 최근 5.4% 수준까지 다소 떨어졌다.


금융당국에서도 국고채·한전채 금리가 다소 하락한 만큼 유동성 공급 대책 이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지표에서 나타나듯 단기자금시장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김준수 연구원은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현재 훼손된 투자심리는 단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고 최소한 내년 연초 시장 내 자금 유입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 위기 국면을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산은·신보·증금과 더불어 자금 여력이 있는 9개 대형 증권사가 500억원씩 각출해 PF-ABCP에 대한 차환 발행을 지원하고 A2 이하 하위등급까지 지원하면서 CP 시장도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경색 조짐이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깨진 신뢰를 복구하는 과정인 만큼 자금시장 경색이 단기간에 개선될 수는 없다"며 "또 돌발 리스크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걱정하는 것보다 상황이 아주 나쁘지는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