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전망] 부동산 각종 지표 일제 하락…'불확실성'의 시점

  • 송고 2022.12.31 02:00
  • 수정 2022.12.31 02:00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 url
    복사

예고된 '거래절벽'…매매값 경착륙 가능성

미분양 '만성화'…건설사 PF발 자금경색 경고음

4분기, 시장 회복 기대감

ⓒ연합뉴스

ⓒ연합뉴스

2023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각종 예상 지표들이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 유도를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과세 기준 개정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거래 자체가 실종된 현 상황에서는 정책 의도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매도하려는 사람도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예고된 '거래절벽'…매매값 경착륙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 아파트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개념의 '강남 불패'가 적어도 2023년 상반기에는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차라리 '강남 덜패'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급과 신분재 분류되던 강남의 집값 하락은 부동산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똘똘한 한 채'의 가치 하락폭은 서울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는 물론 수도권(인천, 경기), 지방에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매매값과 전세 시세, 경매 시세는 일제히 하락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 전용 74㎡는 직전거래(4월, 24억2500만원)보다 6억2500만원 떨어졌다. 불과 7개월만에 집값의 25%가 증발한 셈이다.


지난달 거래된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84㎡ 역시 직전거래(5월, 32억원)대비 6억원 하락한 26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준공된 이래 가장 낮은 실거래가다.


아파트 경매 역시 얼어붙었다. 지지옥션이 분석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는 162건이었지만 이 중 23건만 낙찰됐다. 낙찰율은 14.2%다. 21년10개월만의 최저치다.


거래 절벽도 예상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15일간 직방 앱(응용 프로그램)을 접속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0.2%가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택 매도 계획에 대해서는 40.2%가 '있다'로 밝혔는데 이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체적인 가격 하락 수치도 제시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23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밝힌 2023년 전국 주택 가격 하락 폭은 3.5%,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5.0%다. 서울 주택 가격은 2.5%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 역시 4.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하락폭(서울 1.53%, 전국 1.4%)의 두 배가 넘는다.


미분양 '만성화'…PF발 위기 경고음


2022년 12월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과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의 저조한 흥행에 대한 분양업체들의 분석은 "2023년 청약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것 이라는 신호"다. 5대1에 미치지 못하는 경쟁률, 높은 분양가, 고금리, 집값 하락 등의 악재가 겹쳤고 이는 2023년에도 지속될 상황이어서다. 대세하락으로 이어진다면 건설사들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어진다.


이에 건설사들은 내년 주택 공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산연은 주택 분양 물량이 30% 내외로 감소하고, 착공과 분양물량은 이 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율을 높여 주택 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들은 계약률 60% 달성을 위해 치열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와 PF를 상환해야 하는 구조여서 일반분양률이 낮을 경우 공사비는 물론 PF상환 또는 연장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미 중도금 무이자 대출, 계약금 정액제, 현금지급, 분양가 할인, 옵션 무료, 고급차 사은품 제공 등 건설사들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등장한 상황이다. 이같은 프로모션이 내년에는 연중 행사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자금경색이 현실화되면서 전문가들은 내년에 도산하는 지방건설사와 중견사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고금리, 집값 하락,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 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4분기, 시장 회복 기대감


희망적인 것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는 점이다. 내년 4분기부터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하향 전환될 수 있고, 이에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나 강보합세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시장에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주산연은 "내년에는 거래가 다소 회복되어 올해 대비 약 39% 많은 75만채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회복된 거래량은 과거 평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