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대항마' 빛·미래소주·토끼소주, 올해 성적표는

  • 송고 2022.12.14 13:09
  • 수정 2022.12.14 13:12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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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는 원소주 스피릿 판매 두 달 만에 100만 병 판매 실적을 거뒀다.ⓒGS25

GS25는 원소주 스피릿 판매 두 달 만에 100만 병 판매 실적을 거뒀다.ⓒGS25

'2022년은 원소주의 해'


원소주 열풍이 올해를 강타했다. 원소주는 가수 박재범이 기획한 증류식 소주다. 1탄 원소주 오리지널에 이어 2탄 원소주 스피릿, 3탄 원소주 클래식까지 나오는 족족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증류식 소주는 '비싼 술', '아재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 원소주 흥행을 기점으로 2030세대가 선호하는 주류 제품으로 등극했다. 가심비 소비 트렌드-마케팅-플랫폼 경쟁력 등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소주 단일 상품으로만 300억원 매출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는 이달 둘째주 기준 원소주 스피릿 누적 300만 병 판매고를 기록했다. 첫 판매일로부터 불과 5개월 만에 달성한 판매량이다. GS25는 원소주 스피릿으로만 그간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GS25는 원소주 스피릿 단독 오프라인 판매처다.


단일 상품이 이정도 매출을 낸 건 이례적이다. 더욱이 비주류 상품으로 취급받던 증류식 소주가 수개월째 흥행가도를 달리는 것을 두고 GS25 내부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위협하는 소주 제품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초도 물량 20만 병은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이후에도 몰려드는 수요에 GS25는 하루 2~4병까지만 발주하도록 제한하는 상황까지 마주했다.


당초 원소주가 흥행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연예인 마케팅을 앞세운다고해도 일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록색 병에 담긴 기존 소주보다도 10배 가까이 비싼 점도 나름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위스키나 와인보다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는 만끽할 수 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구매 인증샷으로 인기를 끌면서 2030세대의 구매 욕구를 부추겼다. 기존 소주보다 높은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사하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거론된다. "박재범으로 처음 만났지만 맛에 반해 두 번 구매했다"는 평이 줄지었다.


올해 상반기 유통사들은 증류식 소주 판매권을 확보하기 위한 작전도 짰다. 원소주 오리지널 팝업 스토어로 더현대서울이 소위 대박난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더욱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GS25는 "오랜 기간 기획하고 논의한 끝에 원소주 스피릿 판매권을 따냈다"고 설명했다.


원소주 정조준 빛소주, 흥행 성적표는 아직


(좌)타이거JK맥주, (우)미래소주.ⓒCU

(좌)타이거JK맥주, (우)미래소주.ⓒCU

원소주를 후광삼아 다양한 증류식 소주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기도 했다. CU에서 판매 중인 빛소주, 미래소주 등이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에서는 토끼소주, 소주 한 잔 등으로 증류식 소주 제품군을 강화했다.


빛24, 빛32 등 두 제품 누적판매량은 이날 기준 30만 병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출시된 힙합 아티스트 윤미래 이름을 따 만든 미래소주는 아직 초도 물량을 판매 중이다. 미래 소주는 CU가 주류TFT 출범 후 처음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 토끼소주 등도 아직 눈에 띌 정도는 아니나 판매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기존 주류 강자들도 뛰어들었다. 국내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는 지난 8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진로1924 헤리티지를 선보였다. 30도짜리 700mL 한 병에 10만 원 정도다. 고가임에도 초기 물량 1만5000병을 한 달 만에 완판했다. 최근 물량을 추가 발주해 판매를 재개했다.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2011년 100억 원대에서 2021년 450억 원대로 증가했다. 올해는 약 7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토끼소주.ⓒ세븐일레븐

토끼소주.ⓒ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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