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발생한 △불안정한 대외여건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불황의 청산효과부재 등이 생산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 산업 생태계의 생산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지연, 팬데믹 상흔 등이 생산성 전반의 효율성 개선을 지연시켰다.

30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이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팬데믹 기간 생산성 변화 특징 및 향후 생산성 제고 방향을 제시했다.

한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에도 성장잠재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팬데믹, 디지털 전환·불황의 청산효과 부재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년여간 우리나라 생산성은 팬데믹 직후 빠르게 반등하다가 정체(boom then bust)되는 전형적인 위기시 경기변동적 패턴을 보였다.

노동생산성의 큰 변동성은 △팬데믹 패닉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근로시간 조정 △방역조치의 영향으로 경제내 저생산성 부문의 비중이 축소되고 고생산성 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는 산업간 재배분 효과에 주로 기인했다.

그러나 팬데믹 충격 직후 일시적 반등 이후 둔화세가 심화되면서 생산성의 장기추세도 소폭 하락했다. 생산성 둔화세가 심화된 요인은 △불안정한 대외여건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불황의 청산효과부재 등이 주로 작용했다.

특히 한계기업 비중이나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생산성 격차 등 시장의 구조적 비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위기기간 동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시 비효율적 기업의 퇴출로 시장 효율성이 개선되는 청산효과(cleansing effect)가 금번 위기시 동반되지 않은 것이다.

산업별 생산성 변동은 '디지털 집약도에 따른 서비스 부문간 생산성 차별화'에서도 나타났다. 한은은 "팬데믹 충격은 디지털기술 활용도에 따라 서비스업 내 생산성 격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디지털 집약부문은 여타 서비스 부문에 비해 노동투입량의 회복 없이도 생산능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높은 노동생산성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 생산성 회복 조건, 팬데믹 상흔 극복·디지털 전환

한국은행은 팬데믹이 남긴 상흔효과(scarring effect)로 △장기실업 등 인적자본 잠식 △글로벌공급망 분절화(fragmentation) 등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향후 시장 비효율성 누증 등을 지목했다.

생산성 회복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기술혁신)를 통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한 상승효과가 코로나19 상흔효과(생산효율성 하락)에 따른 생산성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한 정책대응 방향으로는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 △구조조정 및 규제 개선 등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효율성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은 경우 인적자본 확충과 무형자산 투자확대 등을 통해 물적투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미래 경제환경의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고, 기존의 조직 및 사업구조를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한 형태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회생가능성이 낮은 만성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한 규제 개선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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