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 낙점 배경은?

  • 송고 2023.05.26 15:33
  • 수정 2023.05.26 15:45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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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공장 캐파 30만대…SK온 합작공장 年 30만↑

앨라배마 공장·조지아 공장 등… 배터리 수급 더 필요

배터리 업계 1위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은 필수적


HMGMA 조감도ⓒ현대차그룹HMGMA 조감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함에 따라 파트너십 확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23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이행하려면 배터리 수급처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SK온에 이어 배터리 업계 1위 LG에너지솔루션과도 손을 잡으면서 현대차그룹은 2030년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26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LGES-HMG Battery JV(가칭)'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양측은 연내로 합작법인을 세운다. 이르면 2025년 말 생산시작을 목표로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양사는 총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공장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이 위치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된다. 연간 생산량 약 30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11월 SK온과도 연산 35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오는 2026년부터 최대 60만대가량의 전기차 배터리 셀을 수급할 수 있게 됐다.


2030년에 전 세계에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생산, 전기차 생산 '톱 3'가 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측되자 전기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룹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전기차 공장(HMGMA)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제는 의외의 부분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하면서 부터다. 최대 7500달러(약 993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를 모두 미국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IRA 발효 후인 현대차·기아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약 11만9000대로 전년 대비 약 2.2% 감소했다.


IRA은 미국 현지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중에서도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고,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북미·일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로 2026년부터 최종 조립 조건은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 포드 등 각 브랜드가 배터리 수급처를 찾아 나서면서 배터리 수급 경쟁에 불이 붙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중국산 배터리 탑재 확대와 관련해 "지금 배터리 회사를 가릴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HMGMA 위치ⓒ현대차그룹HMGMA 위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의 연간 생산능력(케파)은 약 30만대다. HMGMA 구축 시 공장 근처에 배터리 수급처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 접촉했다. 그 결과 SK온과 가장 먼저 배터리 셀 수급 계약을 맺게 됐다.


다만 SK온의 양산 능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었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어서다. 특히 SK온은 최근 해외 공장 건설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해외 생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 배터리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은 필수적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단독 공장과 오하이오 GM 합작 공장, 혼다, 스텔란티스 등 북미에만 총 8곳의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업계 베테랑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길고 긴 협상 끝에 미국에 배터리 셀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030년 목표 달성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ᆞ고성능ᆞ안전성이 확보된 높은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및 판매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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