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선조선 대주주 동일철강 ‘年 80억 줄줄’…방만경영, 유동성 위기 키웠다

  • 송고 2023.07.27 13:03
  • 수정 2023.07.27 13:03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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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내보내고 새 경영진 선임하며 생산성 문제

사무실 임대료 등 없던 간접비 지출 늘어 재정 부담

목숨줄 금융권에…“지원 규모·여부, 정해진 것 없다”

2021년 대선조선이 동일철강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다양한 명목으로 간접비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제공=대선조선]

2021년 대선조선이 동일철강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다양한 명목으로 간접비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제공=대선조선]

대선조선의 자금유동성 위기는 대주주인 동일철강의 방만경영이 불씨가 된 것으로 보인다. 동일철강이 대선조선 인수 후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면서 생산성이 하락한데다 선박 건조와 무관한 간접비 약 80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친데 덮친격’ 선박 건조지연에 인력부족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졌다.


27일 업계 및 EBN 취재를 종합해보면 대선조선이 동일철강에 인수되면서 이전에 없던 간접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자금유동성 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들이 늘어나면서 인건비 지출이 커졌고 사무실 이전으로 발생하는 임대료도 대선조선이 부담해야 했다. 2021년 대선조선이 동일철강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다양한 명목으로 간접비가 불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연간 70~8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간접비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주주인 동일철강이 대선조선을 인수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적어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익명을 요구하는 대선조선 한 관계자는 이전에 없었던 간접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이번 자금유동성 위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그는 “늘어난 간접비가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 직원 사기 진작과 같이 조선소를 위한 직접적인 부분에 쓰여졌는지 다른 부분에 허투로 쓰였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라며 “자금 경색에 이르기까지 재무나 감사 등의 업무가 명확히 보고되고 관리 되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대선조선은 최근 협력업체에 공문을 보내 대금지급을 약 2개월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거래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9월 중순 이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대금도 금융권의 결정이 이뤄진 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계획대로 선박이 건조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중도금 및 인도금도 예정된 일자에 수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선소에 자금이 제때 들어오지 못하면서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자금이 부족해진 것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다.


통상 11개월 걸리던 피더 컨테이너선 건조는 현재 13~14개월로 납기가 늘어났다. 또 13개월 걸리던 석유화학제품선 건조는 18~19개월까지 늦춰졌다. 선박 건조과정에서 선사들로부터 들어와야 하는 자금도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대선조선이 협력업체에 단 한 푼도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협력업체들은 막막한 상황이다. 대선조선 자금난의 여파는 부산지역 협력사까지 도미노로 무너질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


대선조선의 목숨줄은 금융권의 지원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권의 자금지원을 받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경우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도 대선조선의 상황에 선을 긋고 있다. 수출입은행 측은 대선조선으로부터 자금유동성 위기와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았고 현재 이와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규모 및 여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내 민간조선 1호 대선조선(주)은 1945년 대선철공소로 문패를 열고 1970년대 두차례 오일쇼크 등 숱한 경제위기를 버텨내며 80년 가까이 조선업을 영위한 저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형조선소다. 지난 2021년 한국수출입은행 관리 이후 동일철강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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