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철강 무역장벽…철강사, 사태 예의주시

  • 송고 2023.08.21 16:38
  • 수정 2023.08.21 16:40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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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수입 철강 관세 기습 인상
포스코·현대제철, “영향 제한적”
정책 일관성 결여…상황 지켜봐야

포스코 열연코일. [제공=포스코]

포스코 열연코일. [제공=포스코]

멕시코의 수입 철강 관세 기습 인상, 호주의 탄소세 도입 검토 등 철강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철강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수가 다양해진 만큼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관보(DOF) 온라인 사이트에 따르면 멕시코 경제부는 16일 일반 수출입세에 관한 법률상 관세 부과 규칙 일부 수정안을 발표했다.


멕시코와 무역협정(TA)을 맺지 않은 국가에서 수출하는 392개 수입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5∼2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특히, 수입 철강 품목에 대해서는 ‘최고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효력은 16일 관보 게재 즉시 발효됐다. 적용 시한은 오는 2025년 7월 31일까지다.


이번 조치가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멕시코에서 수입 철강 관세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였다가 갑자기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 15%였던 철강 품목 관세율은 최근 10%로 인하된 바 있다. 여기에 멕시코 정부는 향후 5% 추가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멕시코의 관세 부과 조치로 입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 현지법인(POSCO MEXICO S.A. DE C.V.)에서 자동차 강판과 가전용 냉연도금을 공급한다. 그러나 이 품목들은 이미 멕시코 산업진흥프로그램의 특별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멕시코 수출 비중이 미미하고 멕시코 현지법인(Hyundai Steel Mexico S de R. L. de C. V)에서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은 이번 관세 부과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 조치가 나오기 전에 관세 협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동국제강그룹도 냉연 사업회사 동국씨엠에서 컬러강판을 멕시코에 수출하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씨엠은 전체 컬러강판 수출 물량 중 약 20%를 멕시코로 수출한다. 주력은 가전용 컬러강판으로 멕시코 수출의 70~80%를 차지한다. 그러나 가전용 컬러강판은 멕시코 현지법인에서 가공 후 판매하기 때문에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관세가 ‘0’이다. 멕시코 수출의 20~30%를 담당하는 건재용 컬러강판의 경우 일부 물량에 한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 판매 확대로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철강업계는 멕시코의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고 특수한 현지 사정을 감안해 상황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멕시코 일반양허관세 인상은 지난 2015년 10월 최초 발표 이후 5차 연장을 거쳐 2019년 1월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같은 해 3월 15%로 추가 연장을 발표한 이력이 있다”며 “이후 2019년 9월 일반양허관세의 단계적 인하를 발표하고도 이번 인상을 추진한 것을 보면 향후 추가적인 변동 위험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철강업계는 확대되고 있는 ‘탄소 장벽’ 대응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온실가스 집약적 소재 수입에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주 국내 기업의 불이익 방지를 위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AM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EU 기준을 초과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전환기를 거쳐 오는 2026년 전면 시행된다. 전환기에는 6개 품목의 탄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철강업계는 단기적으론 친환경 철강 제품 생산, 장기적으론 ‘2050 탄소중립’을 통해 탄소 장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의 시험설비를 2026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2050년까지 하이렉스 설비의 상용화를 마쳐 탄소중립을 실현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독자적인 신(新)전기로를 개발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2%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전기로에는 현대제철의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한 저탄소 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 기술이 적용된다.


동국제강그룹도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0% 감축한다는 목표로 전기로를 고도화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철근·형강 등 주력제품을 독자기술인 에코아크 전기로에서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생산한다. 이렇게 하면 기존 고로 대비 탄소를 75% 감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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