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내실 다지기…상장은 ‘오리무중’

  • 송고 2023.09.04 15:05
  • 수정 2023.09.04 15:06
  • EBN 신승훈 기자 (sh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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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올해 실적 개선에 올인…상반기 적자 폭 감소

컬리, 상반기 영업손실 전년비 33.5% 감소…판관비 줄여

SSG닷컴·G마켓, 물류비 효율화…수익성 중심 상품 구성

“매각이냐 IPO냐” 갈림길에 선 11번가…“시장 상황 고려”

2023 컬리 푸드 페스타. 신승훈 기자

2023 컬리 푸드 페스타. 신승훈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그간 외형 성장과 점유율 싸움에 매진한 이커머스 업계는 올해에는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기업공개(IPO) 로드맵도 내실을 다진 뒤 구체화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이커머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778억원으로 전년 동기(1206억) 대비 33.5% 줄었다. 오아시스마켓은 올 상반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2300억원,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47억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상반기 전체로 보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는 1분기에 IPO를 추진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38억원을 기록했다.


SSG닷컴과 G마켓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SSG닷컴의 상반기 매출은 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1% 늘었고,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662억원) 대비 48.6% 감소했다.


G마켓의 상반기 매출은 5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221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376억원) 대비 41.2% 감소했다. 11번가도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11번가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585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698억원) 대비 16.1% 감소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적자 축소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를 지난해 대비 252억원 줄이는 등 마케팅비와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했다.


2011년 설립 이후 11년간 연간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은 내실을 강화하고 협업 기업과의 시너지를 낸 점이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SSG닷컴과 G마켓은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구성을 통해 영업손실을 줄였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 선보인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이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감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 개선에 힘쓰는 이유는 IPO와 무관치 않다.


현재 업계에서 문을 두드리는 회사는 컬리, 오아시스마켓, 11번가 SSG닷컴 등이다.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각각 지난 1월과 2월에 상장을 철회했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가치도 하락했다. 지난 2021년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한번 추진을 진행했기 때문에 준비과정은 기존처럼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벽 배송 업계 2위 오아시스마켓은 컬리 상장 철회 당시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사’을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기회가 됐을 때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라든가 코스피 상장 등 정해진 것은 없다. 당장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안전하고 튼튼하게 성장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지난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초 지난해 상장이 예고됐지만, 시황 부진에 따라 상장예비심사도 청구하지 않았다. SSG닷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증시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매각과 IPO의 갈림길에 섰다. 앞선 지난 2018년 11번가는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투자를 받았다. 기한은 올해 9월 말이다. IPO를 못 하면 8% 이자와 함께 투자금을 반환해야 한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가 11번가 인수를 타진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11번가는 인수 관련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상장 연기·중단 등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당시 연 30~40% 성장하면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면서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분화로 이커머스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IPO를 원하는 기업은 코로나19 당시 기치가치를 원하지만, 아무래도 현재 시장과는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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