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선점’ HD현대···조선 빅3, ‘암모니아 추진선’ 세계 최초 주인공은

  • 송고 2023.09.05 15:13
  • 수정 2023.09.05 15:14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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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텍 2023’서 나란히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력 공개

기본인증 획득, 연구개발 등 선박 수주 위한 준비 마쳐

메탄올 이어 암모니아 추진선 시장 주도할 선사도 관심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VLGC 모습.[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VLGC 모습.[제공=HD한국조선해양]

조선 ‘빅3(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나란히 싱가포르에서 암모니아 추진선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향후 암모니아 추진선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 빅3는 글로벌 선급들로부터 기본인증을 획득하고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가 메탄올 추진선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암모니아 추진선 시장을 주도할 선사는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 빅3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가스텍 2023’에 참가해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선보인다.


글로벌 선사 및 선급들이 전시장을 찾는 만큼 조선 빅3는 세미나, 선박 모형 등을 통한 홍보와 함께 선급의 기본인증(AIP) 획득,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MOU 체결 등의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조선 빅3는 그동안 개발한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기술을 공개한다.


HD현대는 영국 로이드선급(LR) 등으로부터 LPG선용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암모니아 벙커링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대형 암모니아 추진선 및 선박 사이버 복원력 설계에 대한 한국선급의 기술인증 획득과 함께 글로벌 엔진 개발사인 윈지디(WinGD)와 암모니아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을 체결한다.


한화오션은 기본인증을 획득한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 Carrier)를 전시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


암모니아는 메탄올에 이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메탄올 추진 선박은 지난 2016년 현대미포조선이 처음 건조에 나선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200척 이상 발주되며 친환경 연료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쉬워 영하 163℃의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LNG에 비해 경제적이다. 또한 기존 선박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미세먼지는 95%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라는 점에서 메탄올에 이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체적당 발열량이 중유·경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단독으로 선박연료가 되는 것은 어려우나 경제성이 높아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한국석유공사와 공동개발한 암모니아-FSRU에 대해 영국 로이드선급의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암모니아-FSRU는 생산지에서 운송된 액화암모니아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재가화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설비로 육상터미널 대비 건조비용이 저렴하고 넓은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내 1300㎡(약 380평) 부지에 암모니아 실증설비를 구축해 개발하는 기술들의 성능평가와 신뢰성·안전성을 검증한다. 이 설비는 암모니아 추진선 실선화에 필요한 연료공급 시스템, 재액화 시스템, 배출저감 시스템의 파일럿 설비들이 모두 갖춰질 계획이다.


조선 빅3가 나란히 암모니아 추진선 홍보에 나서면서 누가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의 경우 대부분이 컨테이너선으로 발주됐으며 HD현대는 현대미포가 올해 세계 최초의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는 등 시장을 주도해왔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메탄올과 달리 LPG선을 위주로 적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초대형가스선(VLGC, Very Large Gas Carrier)이 LPG 뿐 아니라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는 사양으로 발주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사들도 이와 같은 사양의 VLGC 수주에 나서고 있다.


조선 빅3가 암모니아 추진선 관련 기본인증을 획득한 만큼 선박 건조를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으나 선제적으로 발주에 나서는 선사가 언제 나타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인증을 획득한 만큼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를 위한 조선 빅3의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하나 선박 운항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가 새어나가는 등의 위험성에 대한 검증도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와 같은 위험성 때문에 글로벌 선사들이 실제로 발주에 나설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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