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00조 시대, 합성 ETF 주목 이유는?

  • 송고 2023.11.09 13:56
  • 수정 2023.11.09 13:56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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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ETF 순자산총액 중 합성 ETF 비중 18.6%

까다로운 펀드 운용 규제 피할 수 있어…“더 늘어날 것”

여의도 증권가 전경. EBN

여의도 증권가 전경. EBN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00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합성 ETF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실물을 자산으로 편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단점도 있지만 다양한 ETF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합성 ETF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국내 상장 ETF 791종목의 총 순자산총액은 111조9323억원이며, 이 중 합성 ETF는 88종목, 20조8604억원 규모로 종목수로는 11.1%, 순자산총액 18.6% 비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합성 ETF 비중은 종목수 10.4%, 순자산총액 11.9%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10개월 만에 빠르게 성장한 셈이다.


특히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가 순자산총액 6조8823억원으로 국내 ETF 순자산총액 1위로 올라섰고, 3·4·6위에도 합성 ETF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말 상위 10개 ETF 중 합성 ETF는 2종목에 불과했다.


합성 ETF는 종목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증권사와 스왑 계약을 체결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전통적인 ETF는 특정 종목들을 펀드에 직접 편입해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과 다르다.


합성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운용·상품 자율성 측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상품명에 합성을 표시해 투자자들이 인식할 수 있게끔 해야 하고, 장외파생상품의 담보 자산 규정, 한국예탁결제원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안전장치가 있지만 이밖의 까다로운 펀드 운용 규제는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나이지리아·베트남 등 결제주기, 운용 방법들이 어려운 시장들을 대상으로 한 ETF 상품을 만들기 쉽고, OECD 국가가 발행한 채권은 한 펀드에 30%까지만 담을 수 있는 규정도 장외파생 수익률 스왑 계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도 실물복제 난이도가 높아 합성 ETF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다만 합성 ETF는 담보 위험이 존재한다. 약속한 수익률을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합성 ETF 담보에 대해 거래소 규정에 따라 공시하게 돼 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ACE 러시아MSCI(합성) ETF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갑자기 발발함에 따라 스왑 계약을 맺은 거래상대방이 주로 활용하던 헤지 자산 iShares MSCI Russia ETF(ERUS)를 청산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해당 ETF가 러시아 주식 실물 자산을 보유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복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합성 ETF는 장와파생상품 자산으로 회복할 방법이 없다.


복잡하고 어려운 운용을 증권사에게 맡긴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에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어 일반적인 ETF보다 비용이 비쌀 수 있다.


이외에 아직 투자자들이 합성 ETF를 불편·불안해하고, 은행 등에서도 합성 ETF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합성 ETF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상장 ETF에서는 스왑 계약 내용이 자세히 공시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투자자 상품 이해도를 높이고 투자 결정을 돕기 위해 스왑 계약의 공시 항목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합성 ETF의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지고 운용사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기 금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형 ETF를 중심으로 합성 ETF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운용사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독특한 운용 구조를 가진 ETF 상품들이 출시될테고 결국 합성 ETF 형태 상품들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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