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못버티고…서울 아파트도 가격 낮춰 내놓는다

  • 송고 2023.11.22 14:45
  • 수정 2023.11.22 14:45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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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매매, 하락 거래가 상승 추월…109건 많아

소비심리 위축에 매수세 적어지며 거래량도 대폭 감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연합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연합

고금리 여파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집주인들이 아파트 가격을 낮춰 매매로 내놓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9시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 5167건 가운데 직전 거래가와 유사한 거래는 606건을 보였고, 2206건이 하락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승 거래는 2315건으로 하락 거래가 이를 추월했다.


이는 직전 거래 대비 증감률이 ±1%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이보다 미만이면 유사 거래로 집계된다.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이 하락한 단지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로 이달 18일에 19억원의 직거래가 이뤄졌다. 직전 거래가였던 28억8000만원보다 9억8000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다만 직거래로 이뤄진 특수 사례인 만큼 실제 거래가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집값 방어가 뛰어난 서울 아파트 매매 역시 하락 거래가 상승 거래를 추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매매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 하락 거래는 166건에 달했지만, 상승 거래는 160건에 그쳤다.


최근 일주일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 호갱노노

최근 일주일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 호갱노노

이처럼 아파트 가격의 하락 거래가 다수 이뤄진 배경에는 높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매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급감하자 더 낮은 가격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1월까지 상승하던 기준금리는 현재 3.5%수준에서 동결돼 있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정부가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주택에 해주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하면서 매수세 위축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국토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10월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주택매매 소비자심리지수(111.1)는 전달 대비 8.3p 하락해 상승 국면에서 보합 국면으로 전환했다. 비수도권(109.7, 6.3p 하락)보다 수도권(112.3, 9.9p 하락) 하락세가 높았다.


이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3861건의 정점을 찍은 뒤 9월 3369건에 이어 두 달 연속하락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2219건을 기록하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가파르게 오르던 아파트값이 당분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경기가 안 좋으면 주택 거래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당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집값도 조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매매에 나서야 하지만, 지금은 주택을 투자할만한 명분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보면 과거 2009년부터 2011년도까지 이어진 부동산 하락기가 이어질 것 같은 모습으로 호가에 매입한 집주인들이 버티고는 있지만, 시장에선 급매물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결국 매각하기 위해선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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