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기습에 K-가구 ‘화들짝’…일단 배송 역량 강화로 ‘맞불’

  • 송고 2024.04.30 04:00
  • 수정 2024.04.30 04:00
  • EBN 이재아 기자 (leejaea55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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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대형 상품 특송’ 출시·운영…가구도 무료배송

한샘·리바트·시몬스 등도 익일·저녁배송 강화나서

“타깃층 다르지만, 시장 잠식 한순간이라 경계 필요”


이른바 ‘중국발 C커머스’가 가구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관련 업계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이른바 ‘중국발 C커머스’가 가구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관련 업계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이른바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가구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뜻밖의 경쟁사까지 늘어나자 국내 가구 기업들은 일단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상황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커머스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국내 시장에 ‘대형 상품 특송’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대형 상품 특송’은 7일 내로 대형 가구와 가전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알리바바그룹 물류 자회사인 차이니아오(Cainiao)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단 초저가 공산품 판매 전략으로 이용객을 대거 유입한 뒤 가전·가구 등 제품으로도 주력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더군다나 알리는 향후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연내 약 16만5000㎡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라, 배송 서비스는 계속해 고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가구업계는 난감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알리를 필두로 한 C커머스 채널들이 가구 카테고리까지 계속 잠식해올 가능성이 커져서다.


가구 구매에 대해 한동안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되긴 했지만, 부동산 불황 등 근본적인 영업 환경은 여전히 온기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라 C커머스들의 공세를 온전히 받아내기엔 역량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는 C커머스 채널들이 가구·가전도 저가 제품을 위주로 유통하고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국내 가구기업들과 주요 타깃층이 다르다. 그러나 향후 물류 서비스, 가구 카테고리 확장 등에 속도가 붙을 경우 지금보다 단가가 높은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이에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은 일단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가구는 공산품 중 부피가 큰 편에 속해 배송이 오래 걸린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C커머스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선 기존 배송 체제를 벗어나 가구도 식품처럼 익일·저녁 배송 등 서비스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우선 현대리바트는 ‘내일 배송’ 서비스 설치 인력을 10% 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시스템으로 가정용 가구를 구매한 다음날 설치해주는 서비스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전담 물류팀도 새로 구성했다.


한샘도 ‘내일 배송’ 서비스를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강화 작업에 들어갔으며, 원하는 날짜에 배송일을 지정할 수 있는 지정일 배송을 운영 중이다. 시몬스는 평일 기준 저녁 시간을 포함해 구매 72시간 내 설치해주는 자체 직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배송 날짜에 맞추는 지정 배송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 등 C커머스와 국내 전통 가구기업들의 타깃층이 현재는 아예 다르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한국시장에 대한 C커머스들의 투자 규모가 워낙 크고 사업 확장 기세도 공격적이라 마음만 먹는다면 가구업도 한 순간에 잠식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가구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에 운영하던 배송 서비스를 함께 고도화해 나가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해나가는 방식이 최선”이라면서도 “결국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야 C커머스와의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혼수·이사 수요 노리며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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