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부회장號 반도체…삼성전자 ‘초격차’ 찾을까

  • 송고 2024.05.22 11:16
  • 수정 2024.05.22 11:17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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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전 부회장 ‘초격차 후계자’ 명성 이을까

삼성전자, DS부문 깜짝 ‘원포인트’ 인사 단행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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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를 구할 새로운 수장으로 노련한 전영현(64) 부회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의 ‘초격차’ 찾기를 위한 히든 카드로 풀이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권오현 전 부회장을 이을 ‘초격차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제공=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제공=삼성전자]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DS 부문의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DS 부문에는 전영현 부회장이 신임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사업부장 등 부문 내 후속 인사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통상 진행되는 정기인사가 아닌 ‘원포인트’ 인사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반도체 위기설 등이 제기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확보 등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위기 탈출구 마련을 위한 방안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삼성전자는 인사 단행과 관련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아래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영현 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퀄(품질 검증) 통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HBM 시장에서 엔디비다의 퀄 통과를 진행할 경우, 시장 내 입지 확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엔비디아 HBM 퀄 통과가 불발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D램(DRAM), HBM 개발 분야 핵심 임원진이 미국의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최종 협의 단계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엔비디아와 별개로 HBM에서 후발주자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 추세를 맞이한 만큼, 삼성전자가 보다 발 빠르게 반도체 부문의 개발에 착수했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상대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도 밀렸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론에 HBM 메모리 수요 증가 수혜까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며 “마이크론이 HBM3 규격 메모리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HBM3E 메모리에서 안정적인 2위 자리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 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SK하이닉스다. 적자 탈피도 과제로 꼽힌다.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살리고 대만의 TSMC와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DS 부문 인사는 깜짝 인사”라면서도 “내부적으로도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가 정말 조용하게 진행된 건인데, 정기인사와 다른 만큼 삼성의 많은 고민이 담긴 인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경계현 사장의 거취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하반기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실제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올해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배경은 반도체 위기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와 관련해 (삼성전자를 두고) 위기라는 등의 말이 많고 실적 우려도 존재한 만큼 이를 고려한 인사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은 앞서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으로 근무해 왔다. 전 부회장은 옛 삼성 반도체 영광의 주역 중 한명이다. 그는 한양대 전자공학과와 KAIST 전자공학 석·박사 이후 1991년부터 LG반도체에서 D램 메모리를 개발하다가, 2000년 삼성전자로 옮겨와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장,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 겸 전략마케팅팀장을 맡았던 2014~2017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20나노(㎚·10억분의 1m), 18나노 D램 양산에 연달아 성공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 같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2년가량 유지했다. 과거 권오현 부회장을 이을 초격차 후계자로 꼽히던 전 부회장은 2017년 권 부회장 사퇴 후 DS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이 오르면서 DS부문에서 물러났다. 이후 전 부회장은 삼성SDI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삼성전자에 복귀했다.


한편 정 부회장 임명 후 경계현 사장은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인 바톤터치가 시작됐다. 경계현 사장은 2021년 12월부터 DS부문장으로 활동했다. 경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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