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도 JW중외도 대웅도…K-제약·바이오 ‘AI 홀릭’

  • 송고 2024.07.03 16:36
  • 수정 2024.07.03 16:38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 url
    복사

“AI 적용하면 신약 개발 시간·비용 절약”

“AI 성과 나온다면 도입 기업 늘어날 것”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통해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는 모습.  [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통해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는 모습. [제공=대웅제약]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려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HLB그룹은 아론티어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아론티어는 2017년 설립된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우선 HLB의 암 진단사업 계열사인 HLB파나진을 통해 아론티어 지분 10%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HLB파나진은 총 자산의 4.4%에 달하는 39억9999만원을 쏟아붓는다.


이와는 별개로 투자사업부문 계열사인 HLB인베스트먼트도 자체 운영중인 ‘HLBI 알밤 제1호 투자조합’을 통해 아론티어에 1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2.5%(11만8666주)를 인수한다. 이로써 HLB그룹은 아론티어 지분 총 12.5%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HLB그룹 측은 “다양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 AI 플랫폼 기술을 접목해 바이오 사업의 속도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론티어는 임상 정보 해석부터 신약 디자인까지 신약 탐색 전과정의 정보 통합을 기반으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I 신약플랫폼은 환자의 유전체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겟을 발굴하는 역량이 뛰어나고, mRNA(메신저리보핵산) 디자인이나 단백질 합성 구조 설계 등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LB는 진단, 치료영역에 있어 AI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HLB파나진은 그간 PNA(인공 DNA)를 이용해 분자진단 제품을 만들어왔는데, AI 플랫폼을 적용해 앞으로 치료제 개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아론티어가 AI를 통해 발굴한 다양한 혁신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동물실험 전문성을 기반으로 비임상 단계를 전반적으로 지원해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HLB바이오스텝은 AI 신약개발 플랫폼 ‘루시넷(Lucy Net)’을 구축한 파미노젠에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지분 33.9%를 확보해 뒀다. 루시넷은 현재 약 4000억개의 화합물 정보 및 약 230만개의 약물 활성데이터, 2억3000만개의 단백질 구조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HLB 관계자는 “신약 개발시 물질 하나를 도출하기까지 수많은 비임상 실험 등을 거쳐야 하는데, AI를 적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AI 도입과 관련해서는 초기 단계인 만큼 비임상 개발 파이프라인을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해 나가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제약사들 가운데도 이 같은 AI 플랫폼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 JW중외제약은 AI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인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해 신약 개발 전주기에 활용 중이다. 실제 JW중외제약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는 클로버를 활용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과 STAT3 표적 항암제 ‘JW2286’에 이어 통풍치료제 ‘URC102’ 등을 발굴해냈다.


JW중외제약은 지난달에도 AI 신약개발 벤처기업 온코크로스와 AI 기술 기반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도 올해 초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구축하며 업계 최초로 자체 AI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데이지는 일종의 웹 기반 ‘AI 신약개발 포털’로서 연구원들은 여기에 접속해 신규 화합물질을 발굴하고 약물성까지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 전주기에 AI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트렌드가 AI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여러 가능성을 대비해 두고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AI 플랫폼을 통한 성과가 더 나온다면 도입하는 곳이 늘지 않겠냐”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