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美 대선판…복잡해진 K-제약바이오 셈법

  • 송고 2024.07.22 15:28
  • 수정 2024.07.22 15:36
  • EBN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 url
    복사

트럼프 피격·바이든 사퇴 등 美 대선 정국 요동치는데

K-제약바이오, 민주당·공화당 공약 점검…“기회 모색”

[제공=픽사베이]

[제공=픽사베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11월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가 미국의 대권을 잡느냐에 따라 정책이 뒤바뀔 수 있는데다 각 기업의 이해득실도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전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대선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을 당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사퇴하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유세현장에서 피격을 당한 후 공화당은 물론 중도층 표심까지 결집하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과 트럼프로 예상된 미국 대선 대결 구도는 바이든 사퇴로 급변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 사전 선거에서 대의원을 이미 확보했지만 물러나게 되면서 민주당은 다시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 구조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선 대선의 유리한 위치에 오른 트럼프 측이 내세우고 있는 제약바이오 정책을 보면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대중국 제재 등의 정책은 민주당 측과 비슷하다.


하지만 바이든 측이나 민주당과 상반되는 부분은 자유경쟁 방식의 약가 인하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확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전국민건강보험(ACA) 법안 축소 및 개정 등이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부터 의약품 규제 완화와 수입 확대를 통해 시장 경쟁과 약가 인하를 유도해 왔는데, 이번에도 바이오시밀러 등 육성을 통해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약가 인하는 동의하지만 제약사 등과의 협상을 통해 직접적으로 약가를 인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IRA·ACA의 대상과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빅파마(세계적인 거대 제약사)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겠지만, 가격인하 정책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에 경쟁력이 있어 미국 진출을 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기대가 나온다.


특히 양측 모두 대중국 제재 정책을 내세우고 있단 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큰 기회로 찾아올 수 있다.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이 신약개발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미국이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국과의 거래를 단절시키고 있다.


올해 1월 25일 발의된 ‘생물보안법’은 3월 미국 상원 상임위원회에서 전체 12표 중 찬성 11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했고, 5월에는 하원 상임위원회도 전체 41표 중 찬성 40표로 통과했다. 현재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모두 생물보안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바이오시밀러 및 국내위탁생(CDMO)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내 주요 바이어는 미국 기업이므로 이번 법안은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구나 바이오 패권 다툼이 격화될 경우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조치도 예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