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에 쏠린 '눈'...삼성 승계작업 '본궤도'

  • 송고 2014.06.03 11:17
  • 수정 2014.06.03 17:27
  • 이광표 기자 (py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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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 상장 이어 에버랜드까지…이재용 부회장 지배력 수직 상승

원활한 승계 위한 2조원대 실탄 확보…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제기

삼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이 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삼성SDS 상장 추진 발표에 이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3일 발표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 1분기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에버랜드 고위 관계자는 “상장 시점은 주관사를 선정한 후에 확정될 예정이고 내부적으로는 내년 1분기 내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에버랜드의 상장을 통해 기업투명성 제고와 대외신인도 향상을 꾀할 것이고 글로벌 패션 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핵심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상장 발표 소식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와병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에버랜드의 상장 소식은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버랜드의 상장은 앞서 지난달 8일 삼성SDS 상장 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예견돼왔던 수순으로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도 이제 공식적인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진행된 에버랜드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삼성SDS의 삼성SNS 합병, 삼성SDS 상장 발표 등 일련의 조직 개편작업들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해준다.

특히 상장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가치 변화를 들여다보면 승계작업의 가속화 움직임은 더 뚜렷해진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이 집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될 경우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을 위한 재원 마련도 용이해진다. 상장 이후 계열사 간 합병 등을 통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늘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점이다. 오너 일가 중 이 회장의 지분 3.72%(9만3천68주)와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의 지분 각 8.37%(20만9천129주)를 더한 것보다도 많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가치가 1조1천418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앞서 발표한 삼성SDS 상장 계획에 따라 최대주주로써 1조원이 넘는 상장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두 회사 상장을 통해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작업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실탄은 향후 이 부회장이 최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납입을 위한 재원으로 쓰이는 등 승계작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정적 실탄이 될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으로 승계구도는 물론 사업 재편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었던 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자연스럽게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지배력은 강화될 것"이라며 "숨가쁘게 진행돼 온 계열사 간 통합 및 상장 등 개편 작업과 이 회장이 아직 와병상태라는 점 등이 시사하는 것은 결국 승계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3세들간 원활한 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를, 이부진 사장이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각각 나눠 맡을 것이라는 승계 시나리오는 아직 유력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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