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B금융, 회장후보 7인 최고 리더십은 누구?

  • 송고 2014.10.12 08:00
  • 수정 2014.10.13 16:49
  • 박보근 기자 (jingji@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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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외부출신 경쟁구도, 내부통제‧글로벌 능력 검증

서울 명동에 위치한 KB금융지주 사옥ⓒKB금융지주

서울 명동에 위치한 KB금융지주 사옥ⓒKB금융지주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후보가 7명으로 압축되면서 누가 최고의 리더십으로 뽑힐지 주목받고 있다. 최종 후보가 선정되기까지 보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후보자들의 다양한 경력과 성품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6일 3차 회의를 열어 4명의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달 말 최종후보를 결정해 내달 21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게 된다.

이달 초 회추위가 발표한 숏리스트는 9명이었다. 그러나 이철휘 서울신문 회장이 후보명단 발표 이후 바로 사퇴의사를 밝혔고, 유력 후보였던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도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은행 행원으로 입사해 30여년간 근무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내부출신인 인사가 사퇴하면서 내외부출신 구분도 의미가 없어졌다.

현재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59),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66),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61),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62),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57),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65),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56) 등 7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7명의 후보가운데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은 KB에 재직한 이력이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1년 동안 각종 대형 금융사고에 휘말리면서 가장 먼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딩뱅크 위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과 비은행부문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문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KB회장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행비중 90%, 비은행 부문 확대 숙제

금융그룹 수장으로 가장 먼저 갖춰야 될 덕목은 풍부한 경험과 소통이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그룹내 계열사를 균형 있게 이끌 수 있는 실력을 겸비해야 한다.

7인의 회장 후보 가운데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지주 부회장,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KB회장후보 선출 당시에도 후보군에 들어간 바 있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외국계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증권‧은행, 지주사 임원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황 전 회장은 2009년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바 있다.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명예를 회복했지만 이 부분은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전 회장은 경북 영덕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삼성물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금융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뱅커스트러스트(BTC) 서울지점에서 근무한 후 1994년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생명,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2001년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2005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 회장을 지냈다.

그는 우리금융 회장시절 스스로 검투사임을 내세우며 직원들에게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검투사론을 강조해 ‘검투사’ 또는 ‘승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까지 차바이오앤디오스텍 대표이사 회장을 하다가 현재 법무법인 세종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이번 도전이 두 번째다. 작년에 KB금융지주 최종후보 2인까지 올라가면서 상당한 내공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전 부회장은 1948년 대구출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원으로 시작한 뒤 한일은행이 한빛은행으로 흡수 합병되면서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인사부장과 이사, 상무, 부행장을 거쳐 신한캐피탈 사장, 신한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누구보다 신한은행을 잘 알기 때문에 경쟁상대인 KB금융으로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이 전 부회장의 최대 평가는 2006년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시절 노조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반대에도 금융위기 상황 속에서도 신한금융투자증권을 잘 이끌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과 해외사업에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신한증권을 업계 최고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상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 행장은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자금부 수석딜러, 자금담당 총괄이사 투자금융그룹 대표, 기업금융그룹 대표 등을 거쳐 1998년부터 한국인으로 처음 소비자금융그룹 대표를 역임했다.

이어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 11월 통합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됐다. 하 행장은 한미은행장이 되면서 금융권 최초 40대(당시 48세) 은행장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는 LG카드 사태 당시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LG카드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고 절반만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 낼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

15년 동안 행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하 행장은 2005년 한미은행 인수에서 발생한 문제로 기관경고와 수석부행장의 주의적 경고 이외에 2011년까지 단 한차례의 기관제재나 임직원 문책도 받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관리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 업무에 철두철미하고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중용을 지킬 줄 아는 합리적인 성격으로 매사에 솔선수범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직원들에게 60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하면서 50개 점포 65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무리수를 두었다는 평가도 있다. 고객정보 불법유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계‧전략담당 재무통도 두각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최근 KB금융 회장후보에서 사퇴한 김옥찬 전 부행장과 함께 지난해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오른 바 있다.

윤 전 부사장은 광주상고를 나와 1974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재학 당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미국 공인회계사(AICPA)까지 합격한 수재다. 이어 서울대 경영학 석사와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제25회 행시에 합격하고도 학내 시위를 주도해 최종 임용에서 탈락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와 파이낸셜 서비스 본부장을 지낸 뒤 2002년 당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은행에 몸을 담았다.

국민은행 제1기 재무‧영업담당 부행장을 지낸 윤 전 부사장은 2004년 국민카드 합병회계가 문제되자 김정태 전 행장과 함께 KB를 떠난 후 법무법인 김앤장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2010년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국민‧주택은행 출신 사이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양쪽의 지지를 모두 받고 있다는 평가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후보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 재직 경험이 있다. 경동고와 미국 바랫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 출신으로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을 지내면서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게 보험전문가로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됐다. 이후 충북대 교수로 있으면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KB와 인연을 맺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거수기’ 역할을 거부하고 경영진에게 끊임없이 직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은 장점이면서 흠으로 꼽히기도 한다.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 재직 당시 삼성생명 등 생보사 상장을 방어하면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부행장을 맡고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의 기틀을 다졌다.

양승우 딜로이트안진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정통 회계사 출신으로 안진 회계법인을 세계적인 회계회사인 딜로이트와 합병을 성사시켰고 업계 2위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은행 경영업무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금융연구원 출신의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조흥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2008년부터 약 2년간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이어 카드사 설립 기획업무를 맡은 후 2011년부터 2년 동안 국민카드 부사장을 역임했다. 지전 부사장은 현재 삼화모터스 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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