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금 인상분도 뱉어내고…” 희망퇴직·성과주의 ‘칼바람’

  • 송고 2015.12.28 10:00
  • 수정 2015.12.28 09:46
  •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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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희망퇴직 단행…5000명 짐쌌다

점포 통폐합·임금 반납·성과주의 도입 바람 불어

은행권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임금피크제 도입과 지속되고 있는 수익악화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과 임금 인상분 반납, 점포 축소 등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 이용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고객들의 점포 이용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은행권 구조조정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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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희망퇴직 단행…5000명 짐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한해 은행권 희망퇴직자는 5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만 KB국민, 우리, 신한은행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데다 하반기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에서도 희망퇴직을 잇달아 실시하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인력을 감축한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현재 임금피크제 대상인 55세 이상 직원과 내년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4세 직원 등 모두 740여 명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5월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 1122명의 임직원이 떠났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신규채용 여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4일까지 만 4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나은행이 특별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011년 이후 4년여 만이다.

희망퇴직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24개월에서 36개월치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으며 학자금과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지원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내년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하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21일부터 양일간 만 54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희망퇴직에는 188명의 직원이 신청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상반기 1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희망퇴직자는 직전 해 연봉의 260%, 평균 3억원 가량의 퇴직금을 받는다.

내년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롤 도입할 NH농협은행은 최근 임금피크제 대상자(만 56~57세)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은행은 이달 희망퇴직을 신청한 344명을 내보낼 예정이다.

SC은행은 특별퇴직을 신청한 1000여명의 임직원을 심사해 최종 특별퇴직 임직원 961명을 확정했다. 이는 전체 임직원의 5300명의 약 18%에 달한다.

이와 함께 SC은행 노사는 지난 2013년부터 시범 운영 중이던 정년연장은퇴프로그램을 공식 상설화했다. 성과와 역량에 따라 평가하는 성과주의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셈이다.

◆ 점포 통폐합·임금 반납·성과주의 도입 바람 불어
지방은행에서도 희망퇴직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만 55세 이상이 되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BNK부산·경남은행도 이달 중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이밖에 신한은행에서는 올해 초 311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우리은행 240명 등이 희망퇴직을 택했다.

전체 은행권의 희망퇴직자 수만 따져도 지난해(1576명)보다 3배 가량 많다.

더구나 최근 성과주의와 비대면 기반의 무인점포 등이 확산됨에 따라 은행 인력구조 개편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임금 인상분 반납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 연봉 5%와 전직원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키로 했다. 대내외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조치다.

수은은 또 전직원의 11월과 12월 시간외수당과 연차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DB산업은행은 홍기택 회장을 포함한 팀장 이상 직원의 올해 임금인상분 전액 반납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팀장·부서장급은 2.8%, 임원은 3.8%를 반납하게 된다.

KEB하나은행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외환은행지부도 올해 급여 인상분 전액(2.4%)을 받지 않기로 했다.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해 현재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성과주의 도입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상은 내년으로 미뤄질 모양새다.

지난 24일 우리은행 노사는 올해 임금을 2.4% 인상하고 인상분의 0.4%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내용의 ‘2015년 임금단일협상안’을 체결했다.

단 성과주의 도입에 대해선 내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논의키로 했다.

이와함께 은행권에서는 내년 통폐합 방식으로 지점 등 100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내년 도입될 임금피크제나 성과주의도 문제지만 금융업의 변화 역시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 몇년간 은행마다 지점을 통폐합하고 무인점포나 모바일 금융이 더 확산시키고 있는 점을 보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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