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특정 단백질 얻는 단백질 낚시법 개발

  • 송고 2017.03.02 17:39
  • 수정 2017.03.02 17:40
  • 김나리 기자 (nari34@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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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분자화학 기반 새로운 정제법…신약개발, 약물기전 연구에 도움

안게반테 케미 2월 주목할 만한 논문 선정…지난달 20일 출판

초분자화학 기반 단백질 낚시법 [사진=포스텍]

초분자화학 기반 단백질 낚시법 [사진=포스텍]


포스텍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이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전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원리와 발병 기작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 중 약물과 상호작용하는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얻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기존 단백질 정제법은 반응에 첨가되는 다량의 첨가물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거나 얻으려는 단백질 외 다른 단백질까지 추출돼 결과적으로 질병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존재했다.

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은 분자 바구니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만 고순도, 고효율로 얻을 수 있는 정제법을 개발했다. 기존 단백질 정제법 대비 이종 생물질 오염이 적고 제조, 사용, 보관이 용이하며 저렴하다. 향후 질병 기작 파악, 신약 개발, 약물 부작용 기전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이 활용한 쿠커비투릴은 속이 빈 호박 모양을 한 분자다. 쿠커비투릴은 작은 분자를 담을 수 있는 바구니 역할을 하는데, 화합물인 페로센 등 자기와 꼭 맞는 짝을 찾아 결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쿠커비투릴의 특징을 활용해 미끼로 유인해 물고기를 잡는 낚시처럼 미끼 물질을 통해 특정 단백질을 얻는 단백질 낚시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암의 일종인 피부T세포 림프종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사하(SAHA)약물은 탈아세틸화효소에 선택적으로 상호작용해 병을 치료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 약물의 작용 기작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진은 변형된 사하 약물을 탈아세틸화효소에 대한 미끼로 사용했다. 사하 미끼가 탈아세틸화효소와 결합하면 낚시 도구인 쿠커비투릴 수용체가 다시 이들과 결합해 탈아세틸화효소를 농축한다.

이후 쿠커비투릴과 보다 강하게 결합하는 페로센 변형 화합물이 미끼인 사하 약물과 치환되면서 탈아세틸화효소만 남아 추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로써 초분자화학을 기반으로 탈아세틸화효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도 모든 과정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김기문 단장은 "단백질 낚시법으로 사하 외 다른 약물을 분자 미끼로 이용한다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 단장은 "단백질 낚시법은 기존의 주된 단백질 정제법과도 상호보완적으로 적용이 가능해 약물의 부작용을 낮추고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 지난 2월1일자 온라인판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2월20일 논문으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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