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 “미인도 해양지원선 가져가세요”

  • 송고 2017.06.14 14:16
  • 수정 2017.06.14 14:51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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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척 추산돼…베가오프쇼어 통해 재매각 추진

“버려진 선박 다수” 바로 인도 가능한 선박 적어

중국 푸지안조선(Fujian Shipbuilding)이 건조한 해양예인지원선(AHTS, Anchor Handler Tug Supply) 전경.ⓒ푸지안조선

중국 푸지안조선(Fujian Shipbuilding)이 건조한 해양예인지원선(AHTS, Anchor Handler Tug Supply) 전경.ⓒ푸지안조선

중국 조선업계가 인도되지 못한 해양지원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유가 시기에 투기적으로 발주된 선박들이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인도되지 못하면서 중국 조선소 안벽 등에 정박 중인 해양지원선은 200척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4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는 베가오프쇼어(Vega Offshore)를 통해 건조가 완료된 해양지원선 재매각(Resale)을 추진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서비스(Clarkson Research Service)는 지난 4월 기준 중국 조선업계에서 인도되지 못한 해양지원선은 202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으며 이중 절반 가까운 45%의 선박은 1년 이상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벌크선을 중심으로 조선산업을 성장시켜왔던 중국은 이후 해양지원선 수주 및 건조에 주력해왔다.

이에 따라 한때 연간 100척 이상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이들 물량 중 상당수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이던 고유가 시기 투기적으로 발주됐다.

그러나 2014년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무너지면서 투기성 발주에 나섰던 선사들이 건조비용 지급을 중단하고 선박 인도를 거부하는 사태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10월 펀리오프쇼어(Fearnley Offshore)는 자료를 통해 중국에서 인도되지 못한 해양지원선이 100척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로 인해 해양플랜트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30여개의 중국 조선소들이 존립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케네스 펠드(Kenneth Fjeld) 베가오프쇼어 전무는 “전담 팀을 구성해 선사들로부터 버려진 중국 해양지원선들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선박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해양지원선 발주에 나서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베가오프쇼어는 중국 조선업계로부터 20척에 달하는 해양지원선을 위탁받아 재매각에 나서고 있으나 200여척에 달하는 미인도 선박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유가 시기 중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선사들과 체결한 계약 규모가 수백척에 달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재매각이 가능한 선박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베가오프쇼어 측의 설명이다.

유가 급락 이후 2015년부터 중국 조선업계의 해양지원선 미인도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했으며 경기침체로 인해 선박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시장가격은 선박 건조원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한 선사로부터 건조대금을 받지 못한 중국 조선소들 중 상당수는 나머지 공정을 진행하지 않은 채 선박을 방치하고 있어 실제로 인도되지 못한 선박은 업계가 추산하는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펠드 전무는 “중국 조선업계에 선사가 인도를 포기한 해양지원선은 많지만 계약이 완료된 선박은 업계가 추산하는 것처럼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재매각에 나서는 선사들이 계약 체결 후 바로 인도할 수 있는 선박 역시 100척에는 못미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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