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수감 넉달째…삼성, 총수 공백 장기화에 고민 깊다

  • 송고 2017.06.15 10:01
  • 수정 2017.06.15 10:01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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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선밸리 콘퍼런스 불참…글로벌경영 '삐걱'

반도체시장 '수퍼 호황'·스마트폰 기세에도 긴장 여전

ⓒ[사진제공=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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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 오는 17일로 넉 달째가 되는 가운데 총수 부재 장기화에 따른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 부재 4개월째를 맞고 있는 삼성은 일부 계열사들의 호실적에도 중장기적 경영 계획을 수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외국 후발기업들의 도전이 거센 상황에서 자칫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삼성 내부에 팽배하다.

실제 이 부회장 구속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신규 투자는 전면 중단된 상태여서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초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전세계 유력 인사들이 참석할 가운데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세계 IT, 미디어 업계 경영자는 물론 정관계 거물들이 대거 집결하는 행사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참석해 온 바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같은달 미국에서 열린 산업·금융계 최고경영자(CEO)모임인 '비즈니스 카운슬'에도 이 부회장은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이 행사의 유일한 한국인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지난 4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 이사회 참석도 무산됐으며, 지난달에는 2012년부터 갖고 있던 사외이사직도 내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대규모 M&A와 신규 투자도 사실상 올스톱 됐다. 구속 이전부터 진행돼 온 하만 인수만 지난 3월 완료됐을뿐 추가 M&A나 투자 계획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

3년전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이 굵직굵직한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를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완전히 손이 묶인 셈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제품 시장에서 국내외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과거 이 부회장이 결정했던 투자 계획을 집행하는 수준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약 15조원을 투자한 경기도 평택의 반도체 공장이 이미 완공돼 일부 라인에서 가동을 시작했지만 별도의 준공식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부회장 공백 여파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시장의 '수퍼 호황'과 스마트폰 기세 덕분에 올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이 부회장 부재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6월 말 개최하는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오는 27~28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해외 법인장과 사업부 임원 등 약 100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부문별로 디지털솔루션(DS) 부문의 권오현 부회장, 소비자가전(CE) 가전 부문 윤부근 사장, IT·모바일(IM) 부문 신종균 사장 등이 각각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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