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美 동안노선 추진…"선사와 손잡아야 하는데..."

  • 송고 2017.12.18 16:30
  • 수정 2017.12.18 17:43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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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준비…이스라엘 선사 '짐라인'에 공동운항 제안

현대상선과도 협력 추진 중…업계 "SM상선 독자운항 힘들어"

ⓒSM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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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이 내년 새 미주 노선 등 신규 원양 노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에 공동운항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안하는 등 논의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한진해운 자산 일부를 인수해 출범 1주년이 된 SM상선은 내년 상반기에 미국 서안 북부와 동부에 신규 노선 개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SM상선 미주와 아주, 중동 등 총 11개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미주는 CPX(China Pacific Express)노선 1개로 중국 닝보에서 출발해 상해, 광양·부산, 미국 LA 롱비치를 오간다. 6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5척이 투입되고 있다.

SM상선은 지난 4월 CPX 노선 취항 당시 2019년까지 미동안·북미, 남미, 중동, 홍해, 호주 등으로 노선을 확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첫 시작이 미국의 동안이다. SM상선은 미동안 노선 확대를 위해 미동부 대리점 개설과 영업 등을 위한 전담조직을 준비 중에 있다.

타 선사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그 중 한 곳은 이스라엘 국적선사인 짐라인(Zim line)이다. 짐라인의 선복량은 36만TEU로 세계 12위다. 짐라인은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지 않다.

앞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지난 4월 20일 부산신항터미널(PNC)에서 열린 '미주노선(CPX) 취항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주노선은 이스라엘, 대만 등 선사들이 많다"며 "그쪽하고 서로 합의해서 손잡고 최대한 이익남길 수 있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M상선은 "짐라인에게 미동안 노선 공동운항을 제안했지만 아직 회신이 오지 않았다"며 "짐라인측에서 입장정리가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SM상선이 선사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단독으로 미동안 노선을 운항하기에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선복량 5만4000TEU 수준인 SM상선은 속한 얼라이언스가 없다. 규모를 키우지 않고 서는 화주 확보는 물론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SM상선은 미동안 노선에 6500~8600TEU 선박 10척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동안 노선은 파나마운하를 지나간다. 파나마운하는 지난해 확장 개통으로 아시아-미동안 항로에서 선박대형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8000TEU급 이하 선박은 22척에 불과하며 8000~1만1999TEU급 선박 93척이 투입되고 있다. 운임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SM상선은 짐라인과의 협력논의가 길어지자 현대상선과도 공동운항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도 미동안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의 주력노선인 미서안에 2M과 함께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미서안은 2M과 선복교환 형태지만 미동안, 유럽은 선복매입으로 자사 선박을 투입하지 않는다.

현대상선 역시 미동안 노선 서비스를 위해 짐라인과 협력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M상선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동안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다만 SM상선으로부터 제안이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SM상선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측에 현대상선과 같이 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전했다"며 "사실상 현대상선에 제안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타 선사와 같이 운항하는 게 최선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짐라인이나 PIL(싱가포르 선사) 등이 협력 후보가 될 수 있지만 그들은 SM상선이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며 "현대상선과 같이 하면 좋지만 현대상선도 현재 상황이 어렵고 또 국내선사끼리 협력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SM상선이 독자적으로 운항하기에는 힘들다. 규모를 키워야 한다"면서도 "외국선사와 제유하면 자칫 회사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SM상선 측은 "한국해운 산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국적 원양선사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미동안 노선에 선박을 투입해 운항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SM상선이 추진 중인 미동안 노선은 얀티안(중국)-닝보(중국)-상하이(중국)-부산-뉴욕(미국)-사바나(미국)-노폭(또는 찰스턴)-얀티얀 등을 기항하는 노선이다. 향후 영업 및 선사와의 협력여부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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