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금호타이어 매각, 결국 법정관리 가나

  • 송고 2018.03.28 14:59
  • 수정 2018.03.28 15:08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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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의향 국내기업 등장·노조 파업 예고로 사실상 '매각 무산'

시한 연장 가능성 낮아…이동걸 회장 "법정관리 절차만 남을 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매각작업이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타이어 노조측은 채권단이 제시한 노사 자구안 이행 합의서 제출기한인 이달 30일 3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실상 노사합의 거부다.

노조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끝까지 반대하고 나서면서 그간 더블스타 자본유치을 최선의 선택으로 두고 노조 설득작업을 벌여 온 산업은행측은 난감한 표정이다.

지난주 방한한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광주 방문 및 노조와의 비공식면담으로 나름의 윤곽을 만들어가는 듯 싶던 양측의 합의는 법정관리 결정시한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지난 24일 국내기업 인수설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 지난 27일 타이어뱅크는 금호타이어 인수의사를 공식화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는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산은과 시장은 타이어뱅크의 회사 규모와 자금조달 여력을 볼 때 인수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타이어뱅크의 등장은 산은의 해외 매각 입장을 궁색하게 만들고 결국 노조측에 매각 반대의 명분을 주고 말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측은 "타이어뱅크 외에도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기업이 더 있다"며 "채권단이 이들 업체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산은이 국내 기업을 배제하고 더블스타에 특혜를 줘 헐값에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현재 매각상황이 국내기업 인수 추진으로 급변하고 있다"며 "건실한 국내기업이 인수를 희망한다면 지역시도민과 전 조합원이 환영해 정상화를 위해 결단하고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도 국내기업의 인수 의지가 있다면 해외매각은 있을 수 없다며 해외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노조측의 주장대로 국내기업 인수설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면서 산은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의 인수 여력과 실현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매각주체인 산은이 매각 작업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껏 꼬여버린 상황에도 산은으로서는 협상 시한 연장도, 국내기업들을 포함한 공개입찰도 가능성이 낮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결국 법정관리행이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가장 최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와의 계약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기계적인 절차만이 남을 뿐"이라며 "기한을 넘겨 4월2일이 되면 어음이 몇백억원 도래하고 부도처리 과정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율협약 종료 시한인 30일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제 손을 떠나게 된다"며 "30일이 데드라인이며 더 미루고 싶어도 미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기업의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산은과 직접 접촉도 안 한 현실성과 가능성이 낮은 제3자가 갑자기 나타났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전 직원 찬반투표를 다시 한번 제안하며 "전 직원이 합심해 의견을 모아줬으면 좋겠다. 30일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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